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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확 바뀐 거리두기…일상회복 기대반 걱정반

거리두기 4단계로 간소화…지자체 자율권 강화

2021-06-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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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내달부터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완화되면서 ‘새로운 거리두기’에 대한 기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지자체별 백신 접종률과 지역 상황을 고려한 방역 관리가 자율화되는 만큼, 일상회복을 기대하는 각계각층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고위험시설, 여름철 휴가철의 일상 감염 증폭 우려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지자체 권한으로 쏠린 방역 대책이 허술할 수 있다는 불신도 고민거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를 7월 1일 0시부터 시행하면서 지자체별의 자율적 방역 관리로 바통이 넘어간다. 즉, 지자체에서 방역 관리를 자율적으로 결정, 대응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특히 이번 거리두기 완화와 관련해 시민들의 반응은 일상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사는 정모(27) 씨는 "콘서트 인원 제한이 풀리면 예매 경쟁률도 낮아져 더 많은 공연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로 지친 모두가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동안 경영난을 호소하던 자영업자 박모(32) 씨도 기대감에 가득 찼다. 박씨는 "5인 이상 손님들도 일행이 아닌 척 따로 들어오시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가게 입장에서도 눈물을 머금고 죄송하다며 돌려보냈던 적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함께 장사를 시작했던 사람들이 많이 그만두었다"며 "코로나 확산으로 이미 큰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차원의 보상도 신속히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소재 D대학 컴퓨터학부에 입학한 이모(21) 씨도 대학 캠퍼스의 일상적인 생활을 기대하고 있다. 입학한지 1년을 훌쩍 넘겼지만 같은 학부 학생들과 친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 "작년에는 온라인으로만 수업이 진행되어 왔다"며 "일부 대면강의를 시작했지만 서울에서 학부 친구들과 술 한번 같이 마시지 못했다. 2학기에는 꼭 대학이 일상으로 돌아가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우려를 표명하는 이들도 만만치 않다.
 
경기도 이천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최모(28) 씨는 전국적으로 공통된 방역수칙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씨는 "수도권 술집들이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에 걸렸을 때, 충북, 대전 등으로 지역을 옮겨다니며 술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른바 '원정 술자리'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술집을 찾는 손님들은 방역수칙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한다"며 "지자체별로 다른 방역수칙은 오히려 국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코로나 확산을 더 유발시킬 것"이라고 했다.
 
일부 지자체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율'과 '책임'에 방점을 두는 모양새이나 전체 접종률이 30%에 그쳐 현장 대응력에 애로가 크다는 얘기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수도권과 달리 비수도권은 여름 휴가철과 겹쳐 방역수칙 완화에 따른 대책을 고심 중"이라며 "여름철 휴가철 몰릴 휴가객들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통제 인력도 마땅치 않아 사실상 개개인 스스로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 와 관련해 정부는 우선 업종별 위험도에 집중할 계획이다. 7월 1일 시행을 앞두고 고위험군시설 방역관리에 대해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일상 속 감염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유흥시설과 목욕장 등에 대한 선제검사를 강화하고 콜센터, 인력사무소와 같은 감염 취약 시설에 대한 집중 점검을 벌일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1주일간 일평균 환자 발생은 400명대로 감소하고 거리두기 개편안 시범 적용지역도 확대되고 있으나,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일상 속 감염은 지속되고 있다"며 "밀폐된 실내 환경에서는 맞통풍을 시키는 등 자연환기를 하고, 예방접종과 관계없이 실내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청장은 "9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이 적어도 1차 접종을 해야 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7·8·9월에는 코로나19를 적극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며 "새 거리두기로 방역이 완화되면서 생기는 영향에 대해서는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21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를 7월 1일 0시부터 시행한다. 사진은 한 해수욕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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