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우연수

"금감원은 한투증권 제재심 멈춰라"…투자자들, 선처 요구

이르면 24일 2차 제재심 예정…금감원 "규정대로"

2021-06-21 15:26

조회수 : 8,257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사모펀드 투자 원금을 보상받기로 한 투자자들이 금융감독원에 한투증권 제재를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투자자들이 금융사 제재를 선처해달라고 요구한 건 처음이다.
 
전국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는 21일 오후 2시 금감원 앞에서 한투증권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고 제재 철회 혹은 완화 결정을 요구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탄원서에는 1059명이 서명했다.
 
현재 금감원은 팝펀딩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혐의와 관련해 한투증권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진행 중이다. 지난 3일 첫 제재심에서 수위를 확정하지 못해, 이르면 오는 24일 제재심을 재개할 예정이다.
 
제재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16일 한투증권은 판매 책임 소재가 있는 부실 사모펀드에 대해 원금 전액을 보상한다고 밝혔다. 전액 보상이 결정된 펀드는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US핀테크) △삼성Gen2 △팝펀딩(헤이스팅스) △팝펀딩(자비스) △피델리스무역금융 △헤이스팅스 문화콘텐츠 △헤이스팅스 코델리아 △미르신탁 등 10개 상품이며, 판매액은 약 1584억원이다.
 
이날 이의환 사모펀드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투자자들이 금감원에 금융사 중징계를 요구한 적은 있어도 선처를 탄원한 건 처음일 것"이라며 "한투증권이 그럴 만한 가치 있는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재에 관한 규정을 보면 금융거래자의 피해에 대한 충분한 배상 등 피해회복 노력을 한 경우엔 제재 감면 사유가 있다"며 "이번에야 말로 충분한 피해회복 노력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과거에 일부 은행이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50%를 가지급한 것이 제재심에서 정상 참작된 적이 있는데, 가지급은 사실상 수익증권 담보 대출 형식으로 '가짜' 피해 회복 노력"이라고 꼬집었다.
 
사모펀드 공대위는 기자회견 후 대표들이 직접 한투증권 본사로 가 직접 계좌 개설 신청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한투증권이 보상해주기로 한 1584억원을 목표로 한투증권 계좌 개설 및 주거래사 변경 운동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금융사와 투자자 사이 사적 화해를 돕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도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한투증권이 제시한 보상 가이드라인은 상당히 획기적"이라며 "설명서대로 운용되지 않았거나 상품에 대한 고지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상품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 등 6가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펀드를 '부실펀드'로 분류하고 보상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감원이 나서서 사적 화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권고해야 하는데, 지금은 분쟁조정이 최종 결론인 것처럼 배상비율을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투증권 제재 완화 목소리에 대해, 금감원 제재심의국 관계자는 "제재는 규정에 따라 이뤄지며, 이외에는 말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사진/우연수 기자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 우연수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