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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광주 붕괴사고' 철거업체 증거인멸…하드디스크 교체

경찰, 관련자 2명 입건…CCTV 영상도 사라져

2021-06-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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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사상자 17명이 발생한 광주광역시 주택재개발 사업에 선정된 철거업체 '다원이앤씨'가 참사 뒤 회사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철거 관련 계약 비위를 수사하던 중 관련 업체인 다원이앤씨가 증거인멸 행위를 한 것을 확인하고 관련자 2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다원이앤씨 직원 2명은 지난 13일 회사 전자정보 관련 대용량 정보 저장 장치(일명 하드디스크) 7대를 없앤 뒤 교체하고 해당 행위가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도 삭제한 혐의다.
 
경찰은 지난 18일 이 업체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다원이앤씨가 컴퓨터 내 전자정보 등에서 조직적이고 심각한 증거인멸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다원이앤씨의 모든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교체된 것이다. 이에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인하려 했던 철거 계약 진행 상황과 단가 후려치기 방식 등 전반적인 업체 선정 과정에서 비리 상황을 들춰볼 수 있는 자료가 통째로 사라졌다.
  
다원이앤씨 직원 2명은 '붕괴 참사 이후 대표와 상의해 정보 저장 장치를 통째로 교체하라는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원이앤씨는 '철거왕'으로 불린 이모 회장의 다원그룹 계열사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원이앤씨가 한솔기업과 이면 계약을 하고, 하청을 준 백솔에 구체적인 철거 공법까지 지시했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불법 하도급 또는 계약 관련 비위로 입건된 사람은 다원이앤씨의 증거인멸 관련자 2명을 포함해 11명이다.
 
경찰은 재개발 조합이 일반건축·석면·지장물 철거 공사 용역을 발주한 이후 재하청 과정의 이면 계약과 위법성 여부, 부정 청탁 정황, 조합 임원·원청 측의 리베이트 의혹, 정확한 철거 공정 지휘 체계 등을 낱낱이 밝힐 방침이다.
 
경찰 등이 10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공사구간에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철거 건물 버스 매몰 사고'와 관련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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