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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PLCC가 거기서 거기? 하반기 옥석 갈린다

상반기 20여종 출격…제휴업체 성과에 희비 갈릴듯

2021-06-1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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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출시가 급증하면서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특정 회사와 제휴한 전용 혜택 카드인 만큼 해당 회사의 매출에 카드사 성과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드사에서 20여종의 PLCC를 출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PLCC는 특정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로 발급되는 카드로, 해당 업체의 혜택이 집중된 게 특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PLCC는 일반 신용카드와 비교했을 때 여러 혜택의 총합이 아닌 특정 업체의 혜택이 커지는 구조"라며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업종의 혜택을 더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PLCC는 국내에 첫 선보인 현대카드를 필두로 신한·국민카드 등 3사가 주도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리뉴얼 출시한 사례를 포함하면 상반기에 쏘카, 무신사, 현대자동차, 이베이코리아 등과 4종의 PLCC를 선보였다. 하반기에는 네이버와도 상품을 출시한다. 신한카드는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이케아, LG하우시스, SK렌터카, 아모레퍼시픽 등 5종을 내놨다. 국민카드는 커피빈, 해피포인트, 위메프 등과 3종의 카드를 발매했다. 할인결제 플랫폼인 머지포인트와도 출시 협약을 맺었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연이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상반기 카카오페이와 PLCC를 출시했다. 롯데카드는 핀테크 업체인 뱅크샐러드, 핀크 등과 제휴를 맺고 신규 상품을 공개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출시 상품이 급증하면서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카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특정 업종에 혜택이 쏠린 만큼 한 카드의 인기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경쟁사는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운 탓이다. 예컨대 모빌리티 분야에선 현대카드가 선보인 '쏘카 PLCC'와 신한카드의 'SK렌터카 PLCC'가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프랜차이즈에선 현대카드의 '스타벅스 PLCC'와 국민카드의 '커피빈 PLCC' 사이에서 흥행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간편결제 업종에선 현대카드가 출시 예정인 '네이버 PLCC'와 삼성카드의 '카카오페이 PLCC'가 맞붙는다.
 
제휴 업체의 실적도 PLCC 성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휴사 브랜드를 내건 카드인 만큼 해당 업체와 연관된 리스크가 카드 발급에도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지난해에는 간편결제 앱 '토스'의 부정 결제 사건이 벌어지면서 하나카드가 선보인 '토스 PLCC' 발급을 꺼리는 경향이 발생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이베이코리아 등 유통업체 간 인수합병이 활발해지면서 업계 주도권 변화가 PLCC에도 파급 효과를 낳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리스크에도 카드사들은 PLCC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카드 수수료 인하로 카드 혜택에 투입할 재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고객을 소구하기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신용카드와 달리 제휴 업체와 카드 발급에 대한 비용 부담을 분담하는 것도 기회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PLCC는 위험 부담이 크지만 일반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성이 기대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주요 업종에서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출시하면서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카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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