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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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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범 풀어달라는 '이더월렛 피해자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단타 신 선생 가석방' 탄원

2021-06-1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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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닥단(닥치고 단타) 신 선생’이라 불린 신모 대표에 대한 재판에서 이더월렛 사기 일부 피해자들이 '신 선생'에 대한 가석방을 재판부에 탄원했다. ‘피해 회복’을 위해 피고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다른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처음부터 계획적 사기를 벌였다며 엄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는1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 대표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더월렛 운영자인 신 대표는 다단계 형태 조직을 만들어 상위 투자자, 투자자 유치자, 하위 투자자 간 돌려막기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하고 투자자들의 가상자산을 빼내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2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이더월렛 사기 피해액은 최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에 따르면 이더월렛 다단계 조직은 ‘신 선생’ 추종자들에 의해 형성됐다. 초창기 신 선생 추종자들이 최상위 사업자가 됐고, 리더방 등을 통해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이더월렛이 중국의 한 그룹 계열사이고 홍콩에 본사가 있다고 소개하며 이더월렛에 이더리움을 넣어 두면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2019년 9월 말 이후에는 화면상 이더리움 표기와 달리 출금이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자들이 출금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그때마다 이더월렛은 업데이트 등의 이유를 대며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더해 이더월렛은 피해복구를 위해 트레이딩이 필요하다며 추가로 회원들에게서 이더리움을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재판 증인으로 나선 피해자 A씨는 “피고인석에 신 대표가 아닌 사기를 기획·설계한 상위 투자자 임모씨가 앉아있어야 했다”며 신 대표의 가석방을 요청했다. 신 대표가 풀려나야 피해회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증인 B씨도 “신 대표는 순수피해자들에게 피해금액을 변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신 대표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불구속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B씨는 이 사건에 의한 피해자가 △원금을 모두 잃은 순수피해자 △원금 일부 회수 피해자 △원금 일부 회수 후 이를 재투자한 자 △상당 수익을 얻은 상위 사업자 등 4가지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검찰 측이 “신 대표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피해액을 반환하겠다고 했느냐”고 묻자 B씨는 “신 대표의 진정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신 대표가 자신의 집, 장모 집, 차량 처분 권한을 피해자들에게 일임한다는 공증서를 써줬다는 부연이다.
 
이처럼 신 대표의 가석방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은 신 대표가 아니라 상당 수익을 얻은 상위 투자자들이 사기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더월렛에서 설명한 수익구조를 이해하고 투자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 C씨는 “이더월렛이 말한 수익구조는 하위 투자자를 유치하는 다단계 방식이 아닌 분명 스테이킹(예치) 방식이었다”면서 “그런데 2019년 10월부터 출금이 되지 않았고, 처음부터 사기를 계획했다는 점을 뒤늦게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C씨는 서울 모 국립대 교수다.
 
스테이킹(Staking)은 이더월렛과 같은 네트워크 운영에 코인을 맡기면 그에 대한 보상을 코인으로 받는 방식을 말한다. 예·적금과 유사한 형태로 자신이 보유한 코인 일부를 특정 기간 지분(Staking)으로 고정해두면 이렇게 묶인 코인이 재투자 되고, 이에 대한 배상이 이뤄지는 구조다.
 
그는 “이더월렛 조직이 대학교 강당 등에서 수익구조를 강의하며 대규모로 투자자들을 모으고, 출금 중지 이후엔 피해액 반환을 위해 중국에 다녀온다고 했으나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더월렛 사건은 조직적인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면서 “그런데도 일부 피해자들은 오히려 (신 대표 측) 증인으로 나서 두둔하는 게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더월렛 사건은 기존의 다단계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상위 투자자들의 수익 자체가 신 대표의 유무죄를 입증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신 대표 측이 무죄를 입증하려면 다단계 범위 내에서 (신 대표를 옹호하는 피해자들을 통해) 방어할 게 아니라 다단계 외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내려 했는지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 공판은 내달 20일 열리며 이날 신 대표 측의 구두 변론이 있을 예정이다.
 
이더리움. 사진/픽사베이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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