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임유진

http://www.facebook.com/profil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은행 주담대 한도 줄여놓고 서민위해서라고?

2021-06-15 11:21

조회수 : 3,23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무주택자 A씨는 투기지역에 8억원짜리 아파트를 사기 위해 주택담보비율(LTV) 40%를 적용해서 3억2000만원의 매매잔금 주담대를 받을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막상 은행에 가니 A씨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억7000만원 뿐이라는 답을 받았다. 최우선 변제금 5000만원(서울 기준)을 뺀 금액인 2억7000만원만 주담대 실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예상치 못한 낮은 대출 한도에 A씨는 자금을 마련하는 데 크게 애를 먹었다. 주요 은행들이 주담대 등 가계대출 조절에 시동을 걸면서 생긴 일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 대출,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MCI·MCG 대출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MCI나 MCG 대출을 이용하면 돈을 빌리려는 집주인이 소액임차보증금만큼을 추가로 대출받을 수 있다. 이 대출이 중단되면 빌릴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셈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3월부터 MCI·MCG 대출을 중단했고 타행들도 동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CI·MCG는 주담대를 받을 때 가입하는 일종의 보험이다. '방공제'라고도 한다. 차주가 각 방에 세를 놓은 상태에서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세입자가 보증금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비해 은행이 최우선 변제금액을 대출금에서 미리 빼놓고 대출을 해주는 식이다. 은행이 손해 보지 않을 만큼 공제한 뒤 차주에게 빌려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주택마련을 위한 자금이 부족한 서민 입장에서는 몇백만원도 아쉬운 상황이 많은데, 예상했던 주담대 한도가 줄어버리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은행들은 MCI·MCG 대출 중단에 대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으려면 주담대가 불어나는 것을 잡아야 한다"는 논리를 대고 있다. 농협은행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서민 금융, 소상공인 금융 지원 등 실수요자금 지원에 집중하고자 대출 물량 관리 차원에서 조치했다"고 다소 황당한 답을 내놨다. 서민 금융을 지원하겠다는 명분으로 서민들이 사용하는 MCI와 MCG대출을 막아버린 셈이다. 당국에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한다면서 시중은행들을 압박하는 것도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가계대출을 옥죄려고 정작 돈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대출을 줄이는 부담을 지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각종 부동산 규제로 주택 시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들까지 고삐를 죄면서 주택 마련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대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MCI 판매 중단으로 인한 서민층 부작용이 올 가능성을 제기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방공제를 한다는 것은 더더욱 서민들이 집을 사기 어렵다는 의미"라며 "서민들이 4300만원(경기도 기준)을 더 대출 받을 수 있는 것과 내가 마련하는 건 상당한 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CI판매 중단으로 결국 피해를 보는 계층은 자금에 주택구입 의사가 큰 중산층 실수요자들"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 임유진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