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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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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 마저 "왜 살렸냐" 외면…요양원 노인들 기댈 곳 없다

응급상황 알린 요양보호사 멱살·원망

2021-06-15 06:00

조회수 : 7,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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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 늦은 새벽 A요양원에서 한 어르신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자 요양원 측은 보호자에게 즉시 알리고 응급실로 호송해 겨우 응급상황을 모면했다. 하지만 뒤늦게 도착한 보호자가 "왜 어르신이 살게 내려버려 두냐"고 어르신을 방임하고, 요양보호사의 멱살을 잡는 신고가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됐다. 
 
# B요양원에서는 면회 손님이 왔는데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의 기저귀를 갈아야 할 시간이라면서 옷을 탈의시키며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 당시 어르신이 수치심을 느껴 옷을 꼭 붙잡고 있었지만, 요양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기저귀를 갈아 입혔고, 면회를 온 보호자들의 신고가 들어왔다.
 
유엔(UN) 및 세계보건기구(WHO)는 노인학대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15일을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로 정하고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7년 노인복지법 개정을 통해 노인학대 예방의 날로 정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노인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다. 특히 노인요양원에서의 노인학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노인요양원에 입소하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정신은 이상이 없으나 신체가 불편해 입소하는 대부분으로 신체적 학대 외에도 다양한 학대에 노출돼 있다.
 
보건복지부가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노인 생활시설 학대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노인 요양원에서 발생한 학대 건수는 지난 2016년 238건, 2017년 327건, 2018년 380건, 2019년 486건 지난해 8월 기준 377건 등 매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학대 당하는 노인의 3분의 2는 신체·정서·성적 학대 두 가지 이상의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발생하는 학대의 87.1%는 치매, 중풍 등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입소해 생활하는 노인요양원 등 노인의료시설에서 발생한다.
 
전북 김제시 김제가나안요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지난해 12월15일 요양원을 내부에서 한 어르신이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인요양원 입소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위원회에서 1~2급을 인정 받아야 입소가 가능하다. 3~5등급자 중에서도 가족 구성원이 돌보기 곤란하거나 주거 환경이 열악한 가정의 경우 특별 사유로 예외적으로 시설 입소가 가능하다.
 
등급판정은 위원회가 거동이 불편한 65세이상 어르신이나 65세미만 노인성질병(치매, 뇌졸중 등)자를 방문 조사해 장기요양등급을 중증 1급~경증 4급, 치매특별등급 5급을 내린다. 등급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국가지원을 받아 요양원을 입소하기 때문에 어르신들이나 어르신들 자녀가 많이 신청한다.
 
하지만 입소 신청을 많이하는 만큼 어르신들이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고 관심이 없어 신체적 학대를 비롯한 여러 수법의 노인학대에 노출되기 쉽다. 실제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신체 △정신 △정서 △성적 폭력 △경제적 착취 △가혹행위 △유기·방임' 등의 학대가 자녀 등 보호자 또는 요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노인요양원에서 다양한 형태의 노인학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신고가 은폐되고, 특정 피해자를 찾아 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노인요양원 내에서 학대 정황 신고가 많이 들어오는데, 은폐되는 경우가 많다"며 "가해자가 가족일 경우 어르신들이 2차 피해가 두려워 신고를 숨기고, 요양보호사 역시 자신의 일터이다보니 쉽게 신고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고를 하더라도 명백한 근거가 없어 특정 피해자를 찾아내기 어렵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보건복지부에 노인요양시설 폐쇄회로(CC)TV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의무가 아니라 이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관계자는 "노인요양원에 있는 어르신들은 스스로를 자신을 보호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감시시하고 녹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요양사들도 자신이 학대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공할 수 있어 양쪽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17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격리병동 간호사실에서 의료진이 환자들의 상태를 CCTV로 확인하고 있다. 사진은 내용과 다름. 사진/뉴시스
 
어린이집처럼 노인요양시설 내에도 서둘러 CCTV 설치가 의무화 돼야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9월 '요양병원 CCTV설치법을 발의했고,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일부개정안 법률안'을 같은해 11월 발의했다. 이 2개 법안은 병합심사가 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의 주요 내용은 노인전문 의료기관 (요양원, 요양병원, 장기요양기관)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 환자에 대한 투약 내역을 제공하도록 법적 근거하는 내용 등이 주요 골자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 의원은 통화에서 “요양시설 CCTV 설치 법안은 현재 법안소위에 올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일부 요양시설 측에서 반대를 할 수 있으나 반대할 의원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요양병원 CCTV 설치' 법은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을 순차적으로 심사를 하는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요양시설에서 노인들의 인권침해 등 우려의 목소리리도 있지만 해당 시설들과 충분히 의견을 취합해 2~3개월 후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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