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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꼼수 정당 오명만 뒤집어쓴 국민의힘

2021-06-11 06:00

조회수 :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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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투기 관련 조사가 사상 처음 현실화됐다. 이번 사건에 사상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성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험난했다. 국민의힘이 마지막까지 감사원에서 조사를 받겠다며 고집을 부린 탓이다.
 
정치권에서 부동산 투기 관련 조사의 시작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출발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거래·보유 과정에서 위법 의혹은 받은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했다. 송영길 대표는 농지법 위반 의혹에 휩싸인 우상호 의원에게도 탈당을 권고했다. 송 대표는 엄혹한 시기를 함께한 운동권 동지인 우 의원을 향해 '의혹이 있다면 털고 다시 돌아오라'고 했다. 친분관계 등이 이번 사안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민주당을 대상으로 한 권익위 조사 결과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여타 정당들은 부동산 투기 조사에 응했다. 정의당·국민의당·열린민주당·기본소득당·시대전환 등 비교섭단체 5당도 권익위에 조사를 접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어쩐 일인지 권익위가 아닌 감사원으로 발길을 옮겨 조사 접수를 강행했다. 국민의힘은 전현희 권익위원장이 민주당 출신이라 조사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감사원은 현행법상 국회의원 직무감찰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는 핵심 내용 따위는 언급하지 않은 채 말이다.
 
국민의힘은 이런 사실을 몰라서 조사 의뢰를 강행했을까. 현재 당권주자인 주호영 의원은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지난 3월19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감사원은 삼권분립의 원칙 때문에 국회의원을 감사할 수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이 이런 알고도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한 것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쯤 되니 국민의힘이 왜 감사원을 고집했는지 의문도 든다. 정치권에서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등판할 확률이 높은 만큼 자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상황을 눈감아줄 수 있다는 의심도 불거졌다. 부동산 투기의 민낯을 가리기 위해 꼼수를 쓴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끝까지 감사원의 판단을 기다려보겠다고 고수했다.
 
감사원은 10일 국민의힘에서 의뢰한 부동산투기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전수조사는 실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국민의힘은 감사원의 공식 답변을 받자마자 자당 국회의원 전원의 부동산 실태조사를 권익위에 의뢰한다고 밝혔다. 덕분에 국민의힘은 실익은 하나 없이 꼼수 정당이라는 오명만 얻었다. 끝까지 버틴 말로가 씁쓸하다.
 
장윤서 기자 lan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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