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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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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증거인멸교사 혐의' 이용구 송치 결정

사건 처리 중 외압·청탁은 없는 것으로 결론

2021-06-0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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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경찰이 택시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검찰 송치를 결정했다. 다만 사건 처리 과정에서 외압이나 청탁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은 이용구 전 차관에 대해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인정돼 송치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택시기사 A씨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혐의로 송치하되 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점, 가해자의 요청에 따른 행위였던 점 등 참작 사유를 부기할 예정이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 앞에서 A씨를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이후 A에게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해당 영상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 사건을 담당한 서초경찰서 B경사에 대해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송치하기로 했다. 서초서 과장, 팀장에 대해서는 특수직무유기 혐의가 명확하지 않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경찰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해 심의할 예정이다. 
 
조사단에 따르면 B경사는 지난해 11월11일 오전 9시쯤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는데도 압수 또는 임의제출 요구 등 조처를 하지 않고 해당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B경사는 폭행 사건 내사 종결 후 그해 12월19일 최초 보도에 따른 진상 파악 과정에서도 영상을 열람한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초서장, 과장, 팀장, B경사는 사건 처리 당시 이 전 차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서초경찰서는 최초 보도 이후 이 사건 진상 파악 과정에서 "평범한 변호사로 알았다"고 서울청에 보고했다.
 
또 서초서 형사과에서는 사건 발생부터 종결 시점까지 사건 내용에 대해 서울청 수사부에 일체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초서 생활안전과 C경위가 지난해 11월9일 오전 7시쯤 생활안전계 직원에게 내부 메신저로 알려줬고, 이 직원은 2차례에 걸쳐 C경위에게 진행 경과를 파악한 후 '형사과로 사건 인계됐고, 피해자 처벌 불원해 보고 사안이 아니다'란 취지로 판단해 계장과 과정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같은 날 C경위로부터 통보받은 서초서 정보과 직원은 소속 계장에게 보고했지만, 해당 계장은 중요한 사안이 아닌 것으로 판단해 과장, 서장 등 상부에 보고하거나 전파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조사단은 서초서장, 과장, 팀장에 대해 이번 사건이 범죄수사규칙상 보고 대상 사건인데도 보고하지 않아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감찰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B경사의 블랙박스 영상 은폐 등 사건 처리가 외압 또는 청탁에 의한 것이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통화 내역을 분석하고, 휴대폰 포렌식과 관련자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전 차관이 전·현직 경찰관과 통화한 내역이 없고, 이 전 차관의 통화 상대방 중 서초서장 이하 사건 담당자와 통화한 내역이 없는 것을 파악해 외압이나 청탁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청은 지난 1월23일 이 전 차관의 폭행 사건과 관련해 블랙박스 영상을 본 적이 없다고 하던 담당 수사관이 영상을 열람했던 사실을 확인했고, 다음 날 국가수사본부장의 지시에 따라 수사·감찰 합동으로 진상조사단을 편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또 지난 2월17일 검찰에서 이첩된 이 전 차관에 대한 증거인멸교사 고발 사건은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수사를 진행했다.
 
이 전 차관에 대한 폭행 혐의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이동언)가 수사하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는 이달 3일 사직서를 수리했다.
 
강일구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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