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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수

글로벌 빅테크들의 투자처, 메타버스

2021-06-09 16:00

조회수 :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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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거대 플랫폼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그런 소프트웨어를 실행시킬 수 있는 노트북이·스마트폰 등 기기를 만든다는 겁니다. IT업계의 최전선에서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를 휩쓸고 있는 이들을 일컬어 '빅 테크(Big Tech)' 기업이라 합니다.
 
이들은 저마다의 플랫폼이나 기기로 전세계인들의 디지털 세계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눈 돌리고 있는 새로운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현실과 연결된 가상세계, '메타버스(metaverse)'입니다.
 
메타버스는 미국에서 상장한 로블록스로 인해 개념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로블록스의 이용자는 사실 초등학생이 대부분인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놀이터로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로블록스에 삼삼오오 모여 함께 게임도 하고 수다도 떨고 노는 공간이 됐다고 합니다.
 
업계에서는 로블록스가 '많은 사람이 장시간 체류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로블록스의 월간활성이용자는 1억5000만명을 넘습니다.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열린 아이돌 걸그룹(블랙핑크) 팬 사인회에는 무려 4600만명의 전세계 팬들이 모였다고 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고, 유튜브만큼이나 오랜 시간 체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플랫폼에 사람이 모이면 사업 확장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데이터 수집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메타버스가 차세대 플랫폼이 되리라는 가능성을 인지한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은 가상현실 기반 소셜 플랫폼인 'Horizon'를, 구글은 '구글 어스(Google Earth)'라는 플랫폼을,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인크래프트'를 갖고 있습니다. 호리즌은 오큘러스를 통해 플랫폼에 접속한 사용자들의 아바타로 변해 다른 아바타들과 대화하고 게임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구글어스는 현실세계를 지도라는 가상의 플랫폼에 구현했는데, 여기서는 이미 땅 투기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마인크래프트에서도 블록을 활용해 건물을 짓거나 도시를 만들 수 있으며, 이 세계에서는 '마인코인'이라는 가상화폐가 통용되고 있습니다.
 
가상세계를 구현해줄 디바이스 산업에는 애플이 앞장서고 있습니다. 애플은 VR 헤드셋, AR 글래스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역시 오큘러스를 토대로 VR 헤드셋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메타버스 시장이 '맨 땅에 헤딩' 수준의 단계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사람들을 현실이 아닌 가상 공간에 오래 머물도록 하려면 킬러 콘텐츠가 필요한데, 아직까지는 게임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콘서트 각종 행사들(졸업식, 입학식, 신입사원 연수 등)이 가상 공간에서 열렸다는 뉴스가 속속 들리고 있지만 과연 코로나19가 끝나도 가상 공간이 더 매력적일 지는 두고봐야 하겠습니다.
 
메타버스로 구현된 순천향대 대운동장에서 열리는 2021년 신입생 입학식 전경. 사진/SK텔레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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