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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가라앉은 지방 청약…"10곳 중 절반은 미분양"

규제 덜해도 가격 상승 기대감 약해 수요 유입 제한

2021-06-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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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이 없어 한산한 한 견본주택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지방 청약 시장이 가라앉고 있다.
 
강원, 경남·경북, 전남·전북, 충북 등 곳곳에서 미분양 물량이 나오고 있다. 신규 분양 10채 중 4~5채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수요는 탄탄하지 않은데 올해 들어 지난해나 재작년보다 많은 공급이 쏟아지면서 물량이 남는 것으로 분석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원·경상·전라·충청·제주 등 기타 지방에서 이날까지 올해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단지는 56곳이다. 이중 1·2순위내에 청약을 마감한 곳은 53%인 30개 단지로 나타났다. 나머지 26곳에서는 일부 혹은 모든 주택타입에서 미분양이 나왔다. 절반에 가까운 47%는 청약이 흥행하지 못한 것이다. 
 
미분양 단지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강원도였다. 강원도에서는 올해 6개 단지가 청약을 진행했는데, 1곳만 청약 흥행에 성공했고 83%에 달하는 5곳은 미분양이 쏟아졌다. 지난달 1순위 청약자를 모집한 ‘정선 벨라시티’는 154가구 모집에 87명만 찾아 67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4월 공급된 ‘리치먼드 힐 철원’은 183가구 모집에 단 4명만 청약통장을 썼다. 
 
전남에선 총 5개 단지가 공급됐는데 이중 60%에 해당하는 3곳에서 미분양이 나왔다. 국민주택으로 공급된 ‘순천 연향 송보파인빌’은 220가구 모집에 123명이 접수해 97가구가 남았고, 47가구 규모의 ‘구례 골든캐슬’에는 11명만 찾았다. 
 
올해 기타 지방 중에서 가장 많은 단지를 공급한 경남도 미분양이 상당했다. 경남에선 총 16개 단지가 공급됐고, 이중 56%인 9곳은 청약 흥행에 실패했다.
 
‘선우H타운’은 60가구 모집에 26명만 청약통장을 접수했고 802가구를 모집한 ‘창원 마창대교 유보라 아이비파크’에는 640명이 찾아 162가구가 남았다. ‘통영 더유엘윈썸’도 130가구 중 95가구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밖에 경북과 충북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나온 단지가 50%였고, 전북 33%, 충남 22% 등으로 나타났다.
 
청약 흥행에 성공한 30개 단지 중에서도 대다수는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56%에 해당하는 17곳이 한 자릿수 경쟁률에 머물렀고, 두 자릿수는 36%인 11곳, 세 자릿수는 2곳인 6%에 불과했다. 
 
이는 정부 규제에 더해 최근 공급량이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아파트 규제 강화로 투자자들의 시세차익 극대화가 어려워졌고 지역 실수요자들이 시장을 받쳐줘야 하는데, 올해 기타 지방의 공급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기타 올해 1~5월 기타 지방의 공급 물량은 총 4만8294가구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1만7871가구에서 170% 급증했다. 
 
연내 남은 기간에도 5만4976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올해 총 공급 예정 물량은 10만3270가구다. 지난해 연간 공급보다 21% 많다. 2019년 7만6674가구보다도 34% 증가한 수치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지방은 일부 광역시가 아니고선 집값이나 분양권 가격이 더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깔려 투자 수요 유입도 주춤해졌다”라며 “지방에서 입지가 좋지 않은 단지는 연초에 남은 미분양을 아직도 털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급이 많다 보니 지역 수요만으론 청약 마감에 한계가 있다”라며 “이런 양상이라면 앞으로 남은 물량에서도 미분양이 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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