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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떨어질 줄 모르는 계란값…가격 안정화 '먹구름'

정부 수급 대책에도…수개월째 7000원대

2021-06-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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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대형마트에 계란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연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에 치솟은 계란값이 여전히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이달 말부터 계란 값이 평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수입 계란 수급과 더불어 양계 농가에 재입식 자금을 지원하는 등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 특란 30개의 소매 가격은 75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년 대비 약 43% 오른 수준이다. 계란 소매 가격은 지난 1월 말 7000원대에 진입한 이후 수개월째 7000원선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정부에서는 치솟은 계란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미국산 계란 등을 무관세로 수입하는 한편 수입량을 대폭 늘리는 등 수급 대책을 시행 중이나 시장에 좀처럼 반영되지 않는 모양새다.
 
정부는 이달 초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제20차 정책점검회의’를 열고 계란 수입물량을 5000만개+α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까지 계란 6400만개를 수입해 시장에 풀었고 4월 4000만개, 5월 4000만개를 수입한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긴급할당관세지원조치를 통해 8~30% 수준인 계란 및 가공품 7종의 세율을 연말까지 0%로 유지하기로 했다.
 
경기도 오산시 한 마트에서 진열된 미국산 계란. 사진/뉴시스
 
정부에서는 이달 말부터 계란 값이 평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하루 4050만개인 달걀 생산량이 이달 말 4200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산란계는 알을 낳을 때 까지 5개월 정도 걸리는 데 지난해 말부터 병아리 입식이 이뤄진 만큼 이달 말부터 계란 생산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게 농림축산식품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업관측본부의 산란계 관측 6월호에 따르면 이달 산란계 평균 사육 마릿수는 7023만마리로 평년 대비 1.9%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계란 가격 안정화에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I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 등이 현재 전국적으로 돌고 있어 양계 농가의 생산성이 떨어졌다는 게 대한양계협회의 주장이다.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집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계란 수요는 전년보다 늘어났기 때문에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평균 계란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난 137.7개로 조사됐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계란 수입과 더불어 가축을 다시 들이는 재입식 자금을 양계 농가에 지원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계장은 일반적으로 병아리 육성장에서 약 2개월 정도 기른 중닭을 사 3~4개월 더 길러 계란을 생산하는 데 3500원 수준이던 중닭 가격이 최근 7500원까지 올랐다는 게 대한양계협회의 설명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수입해오는 계란 5000만개는 거의 하루 수준에 불과한 물량이기 때문에 전체 시장을 커버하긴 어렵다”면서 “수입과 함께 양계 농가에게 재입식 자금을 지원해 농가들의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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