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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영상)"비싼 아파트 대신 빌라라도"…13년만에 '거래량 최다'

다세대·연립, 2만6000여건 매매…“아파트 대신 빌라로”

2021-06-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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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의 빌라 매매 시장에 수요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2만6000여건이 거래됐는데, 2008년 이후 13년만의 최다 거래량이다. 아파트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매매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진 가운데 자금 마련 어려움이 비교적 덜한 다세대·연립주택 등 빌라로 실수요자들이 흘러들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7일까지 국토교통부에 실거래 신고된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거래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다세대·연립의 매매거래량은 2만6268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4006건보다 9.4% 늘었다. 
 
올해 다세대·연립 매매 거래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으로 재개발·뉴타운 기대감이 커진 2008년에는 1월부터 6월7일까지 다세대·연립 거래량이 3만5014건에 달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같은 기간 기준 각 연도별로 2만6000건을 넘지 못했다.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주택은 4층 이하의 공동주택이다. 아파트처럼 한 건물 안에 여러 호수가 있고, 각 호수별로 구분등기가 가능하다. 이에 아파트 대체재 성격이 강하다. 
 
올해 다세대·연립주택 거래가 13년만에 최다 수준을 기록한 건 멈추지 않는 아파트 가격 상승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월간 매매가격지수는 116.3으로 전월 대비 0.48% 뛰었다. 이 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꾸준히 상승했고, 지난달에는 4월 상승률 0.43%보다 오름폭이 커지기도 했다. 
 
아파트값이 이처럼 뛰면서, 서울에선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도 매매가격이 8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조사 결과 지난달 서울 소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7억8496만원으로 나타났다.
 
실수요자 선호가 높은 중소형(전용 60㎡ 초과 85㎡ 이하) 단지는 평균 가격이 9억9585만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단지도 10억원이 코앞이다. 서울 아파트 전체의 평균 매매가격은 11억2375만원으로 10억을 이미 넘었다.
 
반면 연립주택은 지난달 평균 3억2802만원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11개구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6461만원이었고, 강북 14개구의 경우 2억8998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아파트 가격이 올라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고 가격 차이가 큰 탓에, 실수요자들이 대체 주거지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다세대·연립의 매매 수급동향지수도 지난달 106.8포인트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선 상황이다. 빌라는 일반적으로 아파트보다 선호가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에선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다만 서울의 다세대·연립 매매거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내달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진행되면서, 빌라 매수를 고려하던 이들이 청약 수요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자산 가치의 차원에서 빌라보다는 아파트 선호도가 높다”라며 “사전청약으로 수요가 분산될 수 있어, 빌라 거래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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