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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법원 "‘음주진료’ 의사자격정지 처분 취소하라"

"혈중알코올농도 0.05%, 진료 지장 줄 정도 아니야"

2021-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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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술을 마시고 환자 진료를 한 정형외과 전문의 A씨에게 보건복지부가 1개월간 의사면허 자격을 정지한 것은 지나친 처분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는 A씨가 의사면허 자격 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에게서 혈중알코올농도가 감지된 것은 사실로 보인다”면서도 “0.05% 이하의 낮은 혈중알코올농도만이 감지됐던 것으로 볼 여지가 크고, 음주감지기 검사 결과만으로는 원고가 진료에 지장을 줄 정도의 주취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원고에 대한 음주감지기 검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됐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원고가 진료에 지장을 줄 정도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진료행위를 했다거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진료행위를 해 환자에게 위해가 발생했다는 등의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원고의 의료법상 ‘비도적적 진료행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이 사건 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부존재해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A씨에 대해 1개월간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것을 취소하라고 판시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A씨는 2017년 9월 6일 병원 응급실에서 야간진료를 하던 중 환자 측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들에게서 음주측정을 받았다. 신고자는 A씨에게서 2차례 수술을 받고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해온 환자였다.
 
음주측정 결과 A씨의 음주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2019년 11월 28일 A씨의 행위가 의료법상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한다며 1개월간(지난해 5월 1~31일까지) 의사면허 자격을 정지하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복지부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며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A씨는 “당시 야간진료를 하기 전 술을 마신 적이 없고, 진료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주취상태에 있지도 않았다”며 “의료법령에서 정한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어 복지부의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매우 낮았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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