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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dodwo90@etomato.com

안녕하세요. 증권부 종목팀 박준형입니다. 상장사들에 대한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국민연금, 경기 불황 전망?…경기민감주 줄이고 경기방어주 비중 늘려

경기 활황 기대에도 경기민감주 '팔자'…SKT 등, 단기 차익 위한 급등주 매매 모습도

2021-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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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민연금이 최근 경기민감주와 성장주의 비중을 줄이고 경기방어주의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내 수출 증가율이 32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하는 등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국민연금이 경기민감주 비중을 줄인 것이다. 경기방어주는 주가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좋아 하락장에서 선호되곤 한다. 이에 일각에선 국내 증시 조정장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일 유가증권시장 19개 기업의 ‘주식소유 상황보고서’와 10개 기업의 ‘주식소유 상황(약식)’ 보고서를 공시했다. 주식소유 보고서를 보면 국민연금은 대체로 배터리, 자동차, 철강 등 경기민감주의 비중을 낮췄으며, 음식료, 렌탈, 통신 등 경기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경기방어주의 비중을 높였다.
 
최근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경기방어주 비중을 높인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달 국내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품목들이 골고루 선전했다. 반도체 수출은 11개월 연속 증가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자동차 수출 증가율(93.7%)은 14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경기민감주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경기가 좋을 때 판매량과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경기 활황에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경기방어주는 경기 변동이나 금리, 환율 등 대외 변수와의 주가 상관도가 낮다. 이 때문에 변동성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곤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음식료품, 통신, 렌탈 업종 등 경기방어주 지분 비중을 높였다. 지난달 렌탈 관련 대표종목인 코웨이(021240)의 주식을 81만6605주 매수해 지분을 7.27%에서 8.38%까지 늘렸으며,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 지분을 9.75%에서 10.75%로, CJ제일제당(097950)은 10.43%에서 11.41%까지 늘렸다. 이밖에 KT(030200), 롯데칠성(005300), 유한양행(00010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동아에스티(170900) 등 경기방어주들의 지분을 늘렸다. 특히 동아쏘시오와 KT의 지분은 4월에 이어 두달 연속 1%포인트 이상 늘렸다.
 
반면 배터리, 자동차, 철강 등 경기민감주들은 주식 비중을 줄였다. 국내 대표 철강주인 POSCO(005490)의 주식을 89만5134주 매도해 보유 지분을 11.78%에서 0.75%로 낮췄고, 2차전지 관련주인 SKC와 LG화학의 지분을 각각 1.04%포인트, 1.00%포인트 줄였다. 포스코케미칼 지분도 0.2%포인트 줄였다.
 
전체적으로 경기민감주 지분 축소와 경기방어주 지분 확대가 두드러졌다. 다만 실적 서프라이즈 기업이나 원전·건설 등 상승 이슈가 있는 종목들은 지분을 늘리고, 급등주를 매도하는 등 단기 차익을 위한 매매 모습도 보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S-Oil(010950)의 지분을 1.28%포인트 늘렸고, 원전·건설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은 한전기술(052690), 한전KPS(051600), 현대건설(000720)의 비중도 높였다. 자사주 소각 및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주가가 오른 SK텔레콤은 경기방어주로 통하지만 비중을 줄였다.
 
국민연금의 경기민감주 비중축소 및 경기방어주 비중확대는 연기금 수급에서도 확인됐다. 지난달 연기금은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와 의약품 지수에서 각각 2025억원, 2596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전기전자 지수에선 9643억원을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방어주의 경우 배당성향이 강하고 증시가 하락할 때 주가 방어에 유리해 일반적으로 하락장에 선호된다”며 “조정장 후반부에 경기방어주의 수익률이 좋은 만큼 조정장이 당분간 더 이이질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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