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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호황' 해운사들, 몸집 키우기 전쟁

2021-05-24 12:11

조회수 : 1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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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운임 상승으로 실적 고공행진 중인 해운사들이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선박 발주로 선복량(실을 수 있는 화물의 양) 선두 자리를 점하겠다는 취지인데요.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세계 10대 해운사의 선박 발주 잔량은 301만2558TEU에 달합니다. TEU는 6m짜리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인데요. 척수로 따지면 226척이 주문됐습니다.
 
선박 발주가 가장 많은 곳은 세계 2위 MSC입니다. 스위스 선사인 MSC는 72만4760TEU(40척) 선박을 주문하며 발주량으로는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MSC는 세계 해운 시장에서 점유율 16.2%를 기록하며 1위 머스크(16.8%)에 소폭 뒤져있습니다. 하지만 발주한 선박을 모두 받은 뒤에는 머스크를 앞지를 것으로 보입니다.
 
MSC 다음으로 선박 발주량이 많은 곳은 대만 선사 에버그린으로, 69만189TEU(72척)를 주문했습니다. 세계 7위 점유율을 기록 중인 에버그린 또한 주문한 선박을 모두 인도받으면 8위인 HMM과는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HMM
 
아울러 6위 일본 원의 자리는 더욱 위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발주한 선박을 인도받은 후 에버그린의 선복량은 약 203TEU로 늘어납니다. 선박 추가 주문이 없다고 가정하면 같은 기간 원은 약 186만TEU의 선복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 10대 해운사 중 이날 기준 선박 주문이 가장 적은 곳은 머스크와 HMM입니다. 머스크는 3만5540TEU(13척)를, HMM은 4만8030TEU(3척)를 주문한 상태입니다. HMM의 경우 2018년 초대형 선박 20척을 주문했고, 이를 이미 상당수 인도받으면서 발주 잔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해운사들이 새 선박 주문을 서두르는 건 해상 운임 상승으로 호황을 맞으면서 몸집을 키울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이 가파른 상황으로,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역대 최고인 3343.34를 기록했습니다.
 
운임이 상승하면서 조선업계에서도 세계 선박 발주 시장은 향후 10년간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기관인 클락슨은 4월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연평균 1200척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2023~31년 평균 발주량 또한 1800척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1만5000TEU 이상 대형선을 중심으로 매년 250~300척가량의 주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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