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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님

성장세 유지하려는 IPTV…곳곳서 갈등 빚으며 ‘눈총’

2021-05-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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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유료방송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는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인터넷TV(IPTV)와 채널사용사업자(PP)와 부딪치며 갈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라이브 커머스 등 동영상 콘텐츠 소비 축이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대에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한 IPTV의 행보가 콘텐츠 사업자와 충돌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IPTV 업계는 대형 콘텐츠 사업자, TV홈쇼핑 사업자와 콘텐츠 이용 대가 및 송출수수료 문제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일 통신3사(KT(030200)·SK(034730)브로드밴드·LG유플러스(032640))로 구성된 한국IPTV방송협회와 CJ ENM은 콘텐츠 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서로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성명을 공개하며 날을 세웠다. 한국IPTV방송협회는 "최근 대형 콘텐츠 사업자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전년 대비 25% 이상이라는 비상식적 수준으로 콘텐츠 공급 대가를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대형 콘텐츠 사업자의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와 불공정 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CJ ENM 측은 국내 방송사의 콘텐츠가 헐값에 팔리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들은 IPTV가 홈쇼핑 채널에서 받는 송출수수료는 지난 5년간 연평균 39.3%씩 인상됐고, 국내 음원·웹툰·극장 플랫폼이 고객의 콘텐츠 이용료 중 50~70%를 콘텐츠 제공사에 배분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정현 고려대 교수. 사진/특별세미나 갈무리
 
같은 날 한국방송학회와 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주최한 '유료방송 생태계 내 합리적 거래 환경 조성 방안' 특별세미나에서 한국IPTV방송협회와 한국TV홈쇼핑협회도 송출수수료를 놓고 충돌했다. CJ ENM이 언급한 연평균 39.3%의 송출수수료 인상 때문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정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몇 년째 이어져 온 TV홈쇼핑 수수료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해 상한제를 제안했다. 지난해 TV홈쇼핑 업계가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1조8394억원인데, 김 교수가 제안한 적정 송출수수료는 약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업계는 이런 문제가 IPTV가 느끼는 위기감의 표출이 아닌가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전체 유료방송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IPTV마저 역성장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전략본부장도 지난 20일 있었던 특별세미나에서 "매년 플랫폼 회사에서 내년도 목표를 정하는 워크샵이 있으면 길게 토론을 하다 결국은 홈쇼핑 송출수수료 말고는 답이 없다고 말한다. 이익 구조에 문제가 있다, 성장의 한계가 분명하다 등 분석하지만 대안이 없다"는 발언에서 드러난다. 
 
고흥석 한국IPTV방송협회 정책기획센터장은 "TV홈쇼핑 사업자의 비즈니스 모델이 TV영역 외에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다각화하는 전략으로 변하고 있다"며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계속 증가하는데 홈쇼핑 사업자의 영업이익이 평균 18~19% 정도로 유지된다"는 말에서도 IPTV를 벗어나고 있는 콘텐츠에 기업에 대한 우려가 담겨있다.  
 
IPTV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CJ ENM의 경우 현재 유료방송 시장 재원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과도한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TV홈쇼핑 송출수수료 문제에서도 "유료방송 시장에서 IPTV가 리딩 사업자임은 분명하지만 케이블이나 위성 사업자 역시 송출수수료 당사자라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자신들만 타깃이 됐냐는 뜻이다. 
 
IPTV 방송사업매출 항목별 비중 추이. 자료/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하지만 업계는 여전히 IPTV가 이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고 설명한다. 김정현 교수는 앞선 토론회에서 "SO(케이블)이나 위성 사업자의 (TV홈쇼핑) 송출수수료 수준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됐지만, IPTV는 (TV홈쇼핑 송출수수료) 총액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최근 플랫폼과 홈쇼핑 간 분쟁의 핵심은 IPTV가 쥐고 있다"고 주장한다. 
 
CJ ENM도 IPTV 업계가 지금까지 저가에 프로그램을 수급해왔다고 꼬집었다. CJ ENM은 "일부 IPTV사의 경우 해외 OTT에게는 파격적인 수익배분을 해 주면서 국내 방송사의 콘텐츠 평가에는 여전히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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