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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코로나에 웃은 석화업계…'수퍼 사이클' 들어서나

국내 화학 4사 1분기 영업익 전년 대비 590% 증가

2021-05-2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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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국내 4대 석유화학 기업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용품 등 수요가 늘면서 등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원료 가격도 오르는 가운데 석유화학 제품 수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출 기준 국내 화학 4사(LG화학(051910), 롯데케미칼(011170), 한화솔루션(009830), 금호석유(011780)화학)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조899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분기(4201억원) 대비 590.1% 증가했다. 
 
화학사의 호실적 배경에는 코로나19 특수가 주요했다. 일회용품 포장재, 위생용품 재료인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니트릴부타디엔(NB)라텍스,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염화비닐(PVC)등 주력 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에틸렌 증설 계획 연기, 미국 텍사스 지역 한파 등에 따른 공급 부족 영향도 있다. 
 
LG화학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4.0% 증가한 1조4081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해 분기 최고 기록을 썼다.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 쓰이는 ABS, 건설용 자재 원료인 PVC 등의 석유화학 부문 호조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순항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연간 영업익 5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BS 가격은 지난해 4분기 톤당 1222달러에서 지난 3월 2435달러로 2배, PVC가격은 같은 기간 407달러에서 같은달 777달러까지 올랐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공정 상업 생산 재개 모습.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도 깜짝 실적을 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189% 증가한 623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국제유가 상승, 미국 한파 등에 따라 주력 제품인 LDPE, LLDPE(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HDPE(고밀도폴리에틸렌) 등 스프레드(원료와 최종제품의 가격 차이)가 급등하면서 수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부터 대산공장 NCC가 정상화되면서 올레핀 부문의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케미칼 부문 호조로 1분기 영업이익이 254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2.4% 늘었다. 포장재 용도로 쓰이는 LDPE, 건축 내외장재에 들어가는 PVC, 접착제 등에 사용되는 톨루엔 디이소시아네이트(TDI) 등 주력 제품 가격이 모두 강세를 보이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태양광 부문은 원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주요 선진 시장에서 태양광 모듈 판매 증가와 발전소 자산 매각이 진행되면서 실적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 직원이 공정 및 안전 점검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한화솔루션
 
금호석화는 합성고무, 합성수지, 페놀 등 전 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612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0% 늘어 지난 1976년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었던 2011년 1분기(2900억원)과 비교해도 2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의료용 니트릴 장갑 소재인 NB라텍스 수요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NB라텍스 가격은 지난해 4분기 1579달러에서 올해 1분기 1949달러로 4월 2184달러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호석화는 NB라텍스 부문 세계 시장점유율 3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 사업장. 사진/금호석유화학
 
업계에서는 3분기까지 계속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백신 보급에 따른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까지 높아지면서 수퍼 사이클로 기억되는 2011년 '차화정(자동차·석유화학·정유)' 시대보다 더 큰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석화업계는 지난 2011년 수요 폭발에 따른 최대 호황기를 경험한 뒤 업황 침체에 따른 부침을 겪어왔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LG화학과 한화솔루션 등이 신성장 사업을 발판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은 것처럼 올해는 순수 화학업체들이 신성장 사업과 높은 배당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려 나갈 것”이라며 “차화정 때와 비교해 이익이 늘어나 당시보다 높은 주가와 시총 수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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