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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임상 포기' 녹십자…혈장치료제 활용 방안은?

"품목허가 급급하지 않겠다" 사실상 개발 중단 선언

2021-05-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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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연구원이 코로나19 완치자 혈장을 활용한 혈장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녹십자(006280)가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지코비딕(GC5131A)' 품목허가를 위한 후속 임상시험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3차 생산까지 마친 물량 활용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녹십자는 관계당국과 협의를 거쳐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에선 범부처지원단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활용폭을 좁혀나갈 방침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이하 검증 자문단)은 지난 11일 지코비딕 임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후속 임상이 필요하다며 조건부 허가가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분획해 만든 치료제다. 녹십자는 지난해 8월 임상 2a상을 승인받아 총 63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했다.
 
검증 자문단은 이번 임상 성격을 치료 용량 및 가능성 탐색으로 규정하고 후속 임상에서 명확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품목허가가 가능하다고 자문했다. 식약처는 녹십자가 임상을 계획할 경우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 발표 직후 녹십자는 입장문을 통해 후속 임상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녹십자는 당시 "식약처의 이번 권고사항이 혈장치료제 한시적 역할의 일몰을 의미한다면, 당사는 품목허가를 위한 당면 과제에 급급하지 않겠다"라며 "그보다는 이 약물이 의료현장에서 더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보건 위급상황에서 제약기업으로서의 책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계획은 보건당국과 긴밀하게 논의해 투명하게 그 결과를 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조건부 허가 신청에 앞서 녹십자는 세 차례 생산을 마친 바 있다. 녹십자는 1차 생산에서 60리터를, 2·3차 생산에선 각각 240를 생산했다. 현재로선 녹십자가 어느 부처와 지코비딕 활용방안을 논의할지 결정되지 않았으나, 여러 가능성은 열려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남은 지코비딕 생산 물량 활용은 범정부 백신 도입 태스크포스(이하 TF)가 결정한다. TF는 백신 수급의 범부처 총력 대응을 위해 지난 4월부터 가동 중인 곳으로 보건복지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식약처, 질병관리청 등으로 구성된다. 지코비딕 관련 내용은 TF 산하 담당 조직에서 다룬다.
 
녹십자가 품목허가를 위한 후속 임상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한 점을 감안하면 지코비딕 활용 경우의 수는 △치료목적 사용승인 등 의료현장 내 활용 △관련 연구 △폐기 등 세 가지로 좁혀진다.
 
이 중 치료목적 사용승인은 조건부 허가 불발 이후인 지난 14일에도 한 건이 추가돼 총 48건을 기록했다.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 또는 임상 중인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구체적인 내용은 녹십자가 의견을 개진하면 이에 따라 TF 내 담당 부처나 조직이 의논을 거치는 식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후속 임상이 필요하다는 검증 자문단 자문 결과가 나온 이후 녹십자 측에서 별도로 전달한 것은 없다고 알고 있다"라며 "녹십자가 TF와 어느 정도 의견 조율을 마치면 담당 부처 도는 TF 내 조직이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지코비딕 관련 내용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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