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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기다리지 마세요" 은행 장시간 순번대기 없앤다

2021-05-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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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장기간 순번대기 시간을 없애기 위한 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코로나19로 대인접촉을 피하는 고객이 늘고, 간단한 업무들은 이미 비대면으로 넘어가면서 영업점에 대출 상담과 같이 긴 시간이 소요되는 업무들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영업점 방문예약 서비스' 구축에 들어갔다. 영업점별 통합 예약 데이터 송·수신, 당일 예약고객 현황 표시화면 개발, 예약고객 순번배치 체계 구성·예약번호표 발권 등을 위한 순번안내시스템 등을 목표한다. 이르면 오는 8월 안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서비스는 방문예약한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면 예약시간에 우선 호출을 받아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기방문 고객과의 불편이 예상돼 방지책도 함께 마련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서비스 이용고객 전담수요를 방문예약으로 이끌어 상품 서비스가입을 이끌고 전속 고객으로 이어지는 시너지 창출도 고려하는 중"이라고 했다.
 
국민은행은 작년 12월 도입한 '미리작성서비스' 대상 업무를 확대하고 있다. 미리작성서비스는 대기시간 동안 고객이 태블릿PC로 업무에 필요한 서류를 미리 작성하는 서비스다. 직전까지 입·출금, 환전 등 간단한 업무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최초통장발행과 같이 복잡한 업무까지 확장한다. 자사 앱을 통한 본인인증 시스템을 추가해 온·오프라인 연계성도 고심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684개 지능형 순번 발행기·표시기를 도입한 데 이어 최근 2335대를 추가 구매한다. 인공지능(AI) 은행원을 영업점에 배치를 추진 중인데, 이를 위한 인프라 작업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영업점 방문 전 모바일로 미리 필요서류를 작성하는 '스마트창구 플러스'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네이버와 제휴를 통해 네이버 지도에서 영업점 대기 고객 수 확인과 모바일 번호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은행들이 개편에 나서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코로나로 고객의 장기간 대기를 줄여야 할 외부적 요인이 있다. 이날까지 하나은행에서만 4개 지점이 방역 문제로 잠시 문을 닫기도 했다. 올 초 은행권이 마련한 관련 대응 계획에도 "대기시간 최소화 등 필수 대면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을 위해 지점방문 예약제, 모바일 번호표 시스템 이용 활성화에 노력한다"고 명시돼있다. 
 
내부적으로는 업무 효율성 제고라는 생산성 측면이 크다. 고객이 오래 기다린다는 것은 직원 한 명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량을 그만큼 적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비대면 확장으로 단순처리 업무는 비대면으로 넘어가고 있는 데 반해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서류 확인에 장시간이 소요되는 업무가 영업점에 몰리고 있다. 여기다 영업점 수도 점차 줄고 있어 본점 차원에서 고객 쏠림을 분산시킬 인프라 도입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법 시행이 겹치면서 영업점 소요시간이 더 늘기도 했다"면서 "모바일 활용이 연계되는 만큼 뱅킹 앱에 대한 충성도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들이 장기간 순번대기 시간을 없애기 위한 개편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영업점에서 한 고객이 자신의 순번을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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