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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사이다' 이낙연에서 '고구마' 이낙연으로의 변신

2021-05-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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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변했다. 이 전 대표의 수식어로 붙던 '사이다'가 어느새 '고구마'로 변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국무총리 시절 국회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한국갤럽이 2019년 9월 첫 조사를 한 뒤 작년 6월 지지율 28%로 정점을 찍으며 차기 대선주자 1위의 존재감을 뽐냈다. 당시 이 전 대표의 독주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품격있고 단호하게 받아치는 이른바 사이다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민주당 대표에서 빅3급 대선주자로 이어지며 이 전 대표의 사이다 발언은 종적을 감췄다. 오죽하면 이 전 대표 지지층에서는 선명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까지 왔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을 따라가면 그의 고구마 발언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인 지난 1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들어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 지지층의 마음을 돌렸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거센 반발이 터져나오면서 "사면은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 반성이 중요하며 국민과 당원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정리됐다. 사이다 발언으로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렸던 그가 말 한 마디로 추락한 경험을 한 것이다. 
 
그 뒤 이 전 대표는 사이다 발언을 경계하는 상황에 이른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대선출마를 위한 자신의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이 '지지층에서 선명한 메시지를 내달라'는 요청이 있다고전하자 "매사가 선명할 수는 없다"며 "신중해야 할 때가 있고 책임을 져야 될 때가 있다"고 답했다. 또 "선거연설은 선명하게 하지만 매번 선거연설 하듯이 하는 정치는 좋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대선이 300여일 남은 만큼 선명한 메시지보다 신중한 발언과 정책 승부로 체급을 키워 막판 경선연설에서 '사이다 이낙연'으로 돌아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의 전략이 이번 경선에 도움이 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지율 1위 독주 상황에서 지지층 관리를 위한 '몸사리기'가 아닌 이상 신중하고 책임있는 발언만 이어간다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칠 확률은 적을 가능성이 높다. 이 전 대표는 지지자들의 충고를 새겨들어야 할 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진단 대한민국 부동산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사진취재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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