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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임혜숙 후보 임명 결정에 목소리 내는 과기계

여과총 '최초 여성 과기정통부 장관 지명 환영' 입장문 발표

2021-05-0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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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논문표절 의혹·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등 논란으로 임명 여부가 불투명해진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과학기술계가 하나둘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과기계 현장에 대한 이해 없는 인사청문회에 유감을 표하며 임 후보자 임명에 힘을 실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여과총)는 8일 "과기정통부 최초 여성 장관 지명을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임 후보자의 과기정통부 장관 지명에 적극적인 지지 입장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과총은 앞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으로 임 후보자를 추천한 곳이기도 하다. 
 
여과총은 입장문에서 "여성 과학자로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기·전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과학발전에 이바지해 온 것을 부단한 노력과 전문성 없이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현장 경험과 체득한 리더십을 우리나라 국가 과학기술 분야 혁신과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들은 "후보자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을 조기 퇴임하게 됨으로써 발생하게 될 업무 공백과 그간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과기계에서는 현장에 대한 이해 없는 과기정통부 인사청문회 질의 행태를 지적하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임 후보자가 낙마하더라도 그 이유가 '도덕적 해이'가 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가족을 동반한 해외 학회 참석이 "해외 학계의 관행"이라는 임 후보자의 답변이 사실이며, 항공료나 식사비 등 지원 외 비용만 사비로 처리하면 문제없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미시간 대학에서 강사로 재직 중인 한 한국인은 "학회에 가족을 데려올 수 있게 해 연구자의 참석을 유도하기도 하고, 다 같이 식사를 하면서 교류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고 추후 연구 네트워크로 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 과기계 인사는 "이공계 분야의 문화나 특성이 있는데 여기에 대한 이해 없이 질의가 오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과기계 인사는 "왜 과기계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마치 이공계 사람들이 맨날 해외 출장이나 다니고 표절하는 사람으로 취급하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직무수행능력이나 전문성을 검증하지 못한 청문회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하 한림원),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이하 과편협)은 지난 6일 논란이 있었던 임 후보자 논문을 표절이라 보기 어렵다는 의견서를 발표하며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과학기술 정책 전문성과 연구 현장의 이해도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인사청문회 과정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한 과기계 인사는 "전문성 있는 이공계 분야니까 전문가 의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임 후보자의 장관 취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들은 지난 7일 "과기정통부 산하 24개 기관에서 360명의 조합원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의견은 52.5%, 찬성하는 의견은 19.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임 후보자 장관 임명 반대 이유로 "법적·도덕적 흠결이 많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76.4%), 장관직을 수행하기에는 경험과 역량이 부족하다(31.6%), 국가과학기술정책과 연구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31.6%)가 뒤이었다"고 했다. 
 
공공연구노조의 반대 입장에 대해 한 과기계 관계자는 "임 후보자 개인에 대한 문제보다는 NST 이사장 공백에 대한 불만 표출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사람들인데, 이들 입장에서는 출연연을 총괄하는 NST 이사장 자리가 3개월 만에 비면서 생기는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출연연 입장에서는 NST를 흔든 이번 인사를 당연히 싫어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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