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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르포)"1만원으로 살 게 없다"…장바구니 물가만 올랐네

여전히 비싼 대파·계란값…금사과까지 등장

2021-05-0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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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대파 진열대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대파, 계란값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에요. 식재료 한두개 담으면 1만원을 훌쩍 넘어버리니. 그렇다고 장을 안 볼 수도 없고…”
 
6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청과 코너에서 만난 김정희(51)씨는 대파 진열대 앞에서 가격표와 대파를 번갈아 살펴보며 푸념했다. 대파 진열대 위에는 800g 기준 4980원(100g당 622원)이라는 가격이 적혀있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한 달 전에 공개한 대파(1kg) 소매가격 평균(6330원)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평년(2480원) 대비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장바구니 물가가 비상이다. 올해 들어 들썩이기 시작한 장바구니 물가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로 전년 동월 대비 2.3% 올랐다.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이다. 이 가운데 농축수산물은 13.1% 상승하며 지난 1월(10.0%) 이후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오름세를 이어갔다.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하듯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온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한 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과일을 구매하러 나왔다는 김모(60)씨는 사과 매대 앞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봉지에 1만원을 훌쩍 넘는 사과 가격을 보고 구매하기가 망설여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모씨는 “한 봉지에 사과 몇 개 안 들었는데 만원이 넘어버리니까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가을 햇사과가 나와야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나라에서 대책을 세워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6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고구마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고구마 값도 크게 뛰었다. 이날 이 대형마트는 고구마를 700g에 5980원에 팔고 있었다. 100g당 855원 수준이다. 이를 1kg으로 환산하면 aT가 발표한 평년 고구마(1kg)값 대비 63.35% 오른 금액이다.
 
고구마 판촉에 나선 한 대형마트 직원은 “고구마 가격이 한 달 새 많이 올랐고 비싸질 시기”라고 말했다.
 
송파구에 위치한 또 다른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의 푸념은 이어졌다. 특히 올해 초부터 떨어질 줄 모르는 계란 가격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대형마트 두 곳을 돌아본 결과 계란 한 판(30개)의 가격은 6900원~8000원 사이로 형성됐다. 전통시장에서는 계란 한 판에 1만원 수준까지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송파구 장지동에 거주하는 박모(66)씨는 “계란 가격이 점점 비싸지는 건 조류독감으로 인해  올해 초부터 계속해서 예견돼 있던 일이었는데 정부가 계란 가격을 제대로 잡으려는 의지가 있는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방이동 방이시장에서 만난 이모(58)씨는 “매번 계란을 수입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가격이 떨어지는 걸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6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대형마트의 계란 코너. 사진/유승호 기자
 
올해 연초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세에 계란값이 크게 오르자 정부는 계란 수입 물량을 늘리고 산란계 입식에 따른 사육 마리수 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계란 가격은 수준이다. 이날 기준 aT가 발표한 계란 한 판(30개)의 가격은 7296원으로 평년(5353원) 대비 36.3% 올랐다. 전통시장에서 판매한 계란 한 판 최고가(1만원)와 비교하면 2배에 가량 비싼 수준이다.
 
한편 돼지고기 값도 한 달 새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대형마트에서 확인한 국산 냉장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은 100g 당 2580원~308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aT가 발표한 국산 냉장 돼지고기 삼겹살 평년 가격(1931원) 대비 약 46% 오른 수준이자 한 달 전에 비해서는 약 30% 비싸진 수준인 만큼 돼지고기 값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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