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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대출 옥죄기 지속…은행 이자이익 어쩌나

대기업대출 잔액 1년새 10%↓…7월부터 가계대출 총량 관리…"이자 중심 전통적 영업 끝나가"

2021-05-0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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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대기업·가계 대출이 줄거나 감소할 기미를 보이면서 은행들이 1분기 호실적에도 순이익 관리를 위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6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4월 말 기준 대기업 대출 잔액은 79조78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8조5074억원) 보다 9.8%(8조7238) 감소했다. 2년 전인 76조2956억원과 비교해도 3조4881억원 증가에 그쳐, 코로나19로 자금 수요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 성장은 정체하는 양상이다.
 
감소분은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로 넘어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회사채 잔액은 15조7745억원으로 1년 사이 8조3547억원 늘었다. 2017년 4월 8조6008억원, 2018년 4월 8조5088억원, 2019년 4월 9조7842억원 등 8조원 안팎이던 예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그간 기업들은 수요예측 실패 시 있을 신용등급 하락과 만기 시 금리 변화 등의 리스크에 회사채 조달을 일정 수준으로 관리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코로나로 늘어난 유동성으로 회사채 발행 금리가 최근 역대 최저 수준인 2% 중반 이하로 떨어지자 직접 조달 비중을 늘렸다. 최근에는 높아진 금리 상승 압박에 미리 자금을 쌓으려는 수요가 겹치는 등 지난달 순발행액은 7조2087억원에 달했다.
 
수년간 수익 창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가계대출도 예전 같지 않다. 오는 7월부터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시행되면 본격적인 총량 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서울·경기 6억원 이상 아파트 대출 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가 적용되며, 신용대출 DSR 산정 기준도 기존 10년에서 7년으로 즉각 줄어든다. 대출액이 담보물에서 차주의 소득으로 기준이 바뀌기에 은행 돈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내려는 시도는 줄게 된다.
 
특히 신용대출이 즉각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규제는 지난해 11월 연소득 8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 선제적으로 적용한 내용이기도 한데, 규제 직후인 12월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443억원 감소했다. 여기다 감독당국은 규제 전 미리 돈을 빌리려는 수요에 은행이 호응할까 우려를 해 사실상 규제 전 총량 관리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은 대책 발표 직후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꼼꼼한 대출 심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1분기 실적에 비춰 밖에서는 호황이라고 평가하지만, 내부 판단은 다르다. 순이자마진은 증가에도 이자 이익 비중 감소는 언제고 이익이 급감할 수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이자 중심의 전통적인 은행 영업 방식은 어렵다는 인식이 커진 데 더해 높아진 빅테크와의 경쟁도 부담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5대 은행의 1분기 이자 이익은 7조5483억원으로 영업이익(8조473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1%다. 1년 전 90.0%보다 0.9%포인트 낮아졌다. 은행들의 비이자 관련 수익은 여신·외환·신탁 등의 수수료, 주식·채권·부동산 등의 투자 수익 등이 있다. 최근에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통신, 배달앱 등 타업권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시장의 대출 규모가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은행들이 1분기 호실적에도 수익성 관리에 고민이 깊다. 사진은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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