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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기자의 눈)국내선 수요 증가에도 수익 못내는 항공사들

2021-05-0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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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1부 권안나 기자.
국내선 여객 수요 회복 조짐에도 항공업계는 여전히 웃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광역버스비' 보다 저렴한 운임은 다반사,  '커피 한 잔' 보다 저렴한 운임까지 등장할 정도로 심각한 출혈경쟁 속에서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김포에서 출발한 국내선 여객은 88만740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만8596명 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80만2908명 보다도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선이 폐쇄되자 여행 수요가 국내선 중심으로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항공사들은 여전히 울상이다. 박리다매로 매출 규모는 일부 확대할 수는 있지만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 탓이다. 대안이 없는 항공업계는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초특가 항공권 판매에 집중하며 최소한의 운영비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저가항공사(LCC)들의 현재 김포발 제주행 항공편 운임 가격은 편도 기준 1만원 내외에서 팔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를 모두 포함한 편도 총액운임을 기준으로 제주노선을 최저가 9200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진에어도 김포 출발 1만4900원부터 제공했다. 최근엔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도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통해 김포~제주 편도 노선을 2만5200원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한다. 코로나 사태가 상당기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다양한 활로를 찾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1만원 전후의 항공료는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라는 얘기까지 나오지만, 시장 점유율 유지와 조종사들의 운항 자격 유지를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또 비행기를 가만히 둬도 리스비와 정비료 등 고정비가 꾸준히 나가는 구조여서 최소한의 현금이라도 벌어들이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대로 초저가 운임 경쟁이 지속되다가는 재무구조가 부실한 LCC의 경우 파산의 위기까지 닥쳐올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LCC들의 부채가 꾸준히 쌓여가고 있는 판국이니 결코 불가능한 가정은 아니다. 이 같은 항공사들의 사정에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공감이 절실하다. 항공사 간 제 살 깎아먹기 경쟁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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