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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우

'위안부 왜곡' 램지어, 한인 교수에게 협박성 메일

'역사 왜곡' 논문 추적한 교수에 "명예훼손 중단하라"

2021-05-0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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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민우 기자]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으로 규정해 파문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자신의 역사 왜곡 논문을 추적한 한인 교수에게 협박성 메일을 발송한 사실이 5일(현지시간) 드러났다.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EIU) 사학과 교수는 이날 램지어 교수로부터 "당신은 내 경력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흉포한 공격을 보내 내 논문을 망치려 했다 또 그런 사실에 대해 허풍을 떨며 자랑했다는 것을 일본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라며 "야만적인 명예훼손 공격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왜곡 논문을 게재한 램지어 교수
이 교수는 올해 초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왜곡 논문을 접한 뒤 그가 쓴 다른 논문도 확인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이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과 재일교포의 역사를 비롯해 일본 내 소수민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역사 왜곡 단체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문을 여러 번 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논문을 게재한 학술지에 연구 윤리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논문의 재심사와 철회를 요구했다.
 
결국 독일의 출판사는 재일교포 차별을 정당화하는 논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영국 케임브리지대 출판부는 램지어 교수에게 조선인 학살 왜곡 논문 중 문제가 된 부분을 전면 수정하게 했다.
 
램지어 교수는 협박 메일에서 이 교수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램지어 교수는 자신이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다음 단계로 내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고민 중“이라며 이번 이메일을 자신의  '경고'라고 표현했다. 연구에 대한 진실성을 지적받고 일본 우익과의 '밀월관계'가 드러나자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다.
 
논문에 대한 학술적 검증과 윤리적 지적에 대해 '명예훼손'이라고 반발하는 램지어 교수를 동료 학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논문 검증에 나섰다가 일본 우익로부터 살해 협박까지 받은 이 교수의 한 동료 학자는 "램지어 교수가 현재 자업자득으로 겪는 상황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램지어 교수와 함께 하버드대도 비판했다. 이 교수는 "연구 출판 윤리 위반뿐 아니라 양심적 학자들을 협박하고 괴롭히는 램지어 교수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하버드법대도 궁극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세계의 양심적 석학 동료들에게 이런 식의 협박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우 기자 minwoo34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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