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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삼

고 손정민씨 떠나보낸 아버지 "어떻게 한강 들어갔는지 알고 싶다"

손 씨, 경찰에 "'알 수 없다'는 말만 말아달라"

2021-05-0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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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고정삼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후 실종됐다가 숨진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씨의 아버지 손현(50)씨가 아들을 떠나 보낸 뒤 “딱 하나 알고 싶은 것은 어떻게 아들이 한강에 들어갔느냐”라며 경찰을 향해 “알 수 없다라는 말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5일 손씨는 아들의 발인을 마치고 KBS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에서 “오늘 정민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갔다”며 “(아들이) 유골로 돌아와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손씨는 이날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5일 새벽 당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아내가 저를 갑자기 깨우더니 ‘정민이가 없어졌대, 빨리 찾아봐”라고 했다며 “그때가 아마 5시 반 전후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들을 찾기 위해 반포 한강 둔치로 가는 도중 “반포나들목 바로 앞에서 어떤 남학생이 오길래 정민인 줄 알았지만 가까이서 보니까 정민이가 아니었다”며 “표정도 좀 어설프고 술도 먹은 것 같고 '네가 정민이 친구니' 했더니 그렇다 하더라”고 했다.
 
손씨는 다음날인 26일 월요일 저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민이와 함께 있었던 친구를) 만났다”며 “(정민이 친구에게) 새벽 2시부터 4시 반 사이에 모든 일이 벌어졌기에 기억을 최대한 많이 살려달라고 했는데 ‘술 먹어서 기억이 안 나고 4시 반에 일어났을 때도 있었나 없었나 모르겠다’고 했다”며 허탈해 했다.
 
특히 손씨는 친구가 자신의 부모와 통화한 지난달 25일 새벽 3시30분이 가장 의심된다고 짚었다. 그는 “경찰을 통해 (그 사실을) 들었을 때 화가 나서 전화를 했다. ‘왜 그 이야기를 안했냐’고 했더니 ‘이야기 할 기회를 놓쳤다, 미안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 친구 휴대폰 행방을 아직 못 찾았는가”라고 질문하자 손씨는 “못 찾기도 했고 찾기도 어려울 것 같다. 이 정도로 완벽하게 수습을 했으면 찾아도 저게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손씨는 “아들 주검이 발견된 날(4월 30일) 오열한 아내와 제가 걸어갈 때 마침 서초경찰서장님을 만났다”며 “(그때) 그분께 약속을 받은 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초서장에게 ‘서장님이 말씀하신 게 맞으면 저는 어떤 것이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데 알 수 없다, 이런 말씀은 듣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했다”며 이에 “(서초서장이)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줬다. 그 뒤로 인력도 많이 늘어났다”고 일말의 기대를 보였다.
 
손씨는 “제 아들은 죽었지만 아들이 어떻게 한강에 들어갔는지, 새벽 3시 반과 4시 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만 알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실종됐다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된 의대생 A(22)씨 발인식이 5일 오전 8시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렸다. 사진/뉴시스
고정삼 기자 kjs514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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