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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솔

암호화폐 부정론자 쓴소리에도 급등 왜

"거품 곧 꺼진다" 평가절하 불구…알트코인 등 최고가 랠리

2021-05-0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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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다솔 기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치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부정론자들이 '암호화폐가 아무런 가치를 보증해주지 않는 '거품(버블)'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투자 열풍이 꺼질 줄 모르고 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를 뜻하는 알트코인의 가격도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단짝인 찰리 멍거 부회장은 최근 비트코인을 두고 “역겹다(disgusting)”는 표현까지 썼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버크셔해서웨이 온라인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 투자에 관한 질문에 “비트코인이 주류로 편입되고는 있지만 역겨운 것”이라며 “문명의 이익과도 배치된다”고 말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비트코인을 "역겹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2018년 5월 7일 오마하에서 인터뷰 질문을 듣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앞서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관론자인 알바인캐피탈의 스티븐 아이작스 회장은 "비트코인 거품이 곧 꺼질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아이작스 회장은 누가 자금을 보냈고 받았는지 알 수 없는 암호화폐의 익명성이 규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 장관과 유럽중앙은행 총재 등 글로벌 당국 수장들도 잇달아 암호화폐의 자금세탁 우려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SEC) 역시 반에크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여부 결정을 미루고 있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SEC는 "규정 변경 제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두면서 의견 등을 수렴하는 게 적절하다"라며 반에크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결정을 6월로 한 달 가량 미뤘다.
 
암호화폐 부정론자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투자 열풍은 식을 줄 모르는 상태다.
 
지난 3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7000만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달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암호화폐에 대해 "잘못된 투자"라고 지적하면서 5500만원선까지 폭락한 바 있다. 
 
대표적 알트코인인 이더리움 역시 이날 업비트에서 장중 최초 400만원대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가격 상승은 이전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 1월 100만원을 돌파한 이후 석달 만에 400만원을 넘어섰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밀고 있는 도지코인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14시 기준 도지코인 가격은 0.43달러(약 480원)로 전날 보다 13% 상승했다.
 
암호화폐가 주류 시장에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대표적이다.
 
케빈 켈리 델파이디지털의 글로벌 매크로전략 책임자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인베이스의 가격이 성장률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비트코인과 코인베이스가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상호 대체재로 투자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헤지펀드 전설로 불리는 빌 밀러 역시 비트코인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CNBC에 "비트코인의 공급은 매년 2%씩 증가하지만, 수요는 더 빠르게 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더 상승할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6만5000달러(한화 약 7200만원)까지 올랐던 당시 밀러는 "현재 비트코인에 거품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주류로 정착하는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가 암호화폐를 구입하고, 모건 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주요 은행들도 자산관리 고객들에게 비트코인 정보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주장을 뒷받침했다.
 
밀러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는 가상화폐 지지자들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희소성이 특징으로, 총공급량이 2100만 토큰뿐이다. 그는 "금은 약 10조 달러의 자산 규모를 가지고 있는 반면, 비트코인은 1조 달러 규모"라며 "쉽게 운반할 수 있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세계 어디에서나 보낼 수 있어 금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저장고"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김다솔 기자 emma3024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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