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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호불호 갈리는 AZ백신, "순번 와도 찜찜"…"'노쇼'라도 맞을래"

혈전증 등 백신 이상반응…경찰 등 필수인력들은 불안

2021-05-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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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슬기 기자] #. 오는 6월 결혼식을 준비 중인 직장인 홍모(34) 씨는 “결혼식 전에 백신을 맞고 싶지만 접종 순번을 지키면 신혼여행 일정에 맞출 수 없을 것 같다”며 “회사 근처 병원에 '노쇼' 백신 접종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해외 유학을 앞둔 대학원생 최모(32) 씨는 “출국하기 전에 접종대상자가 될 수 없을 것 같아 남는 백신이라도 맞으려고 했다”며 “부작용이 있다는 언론 보도에 불안하긴 하지만 (백신을) 안 맞는 것보단 나은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반면 이른바 ‘노쇼(no-show·예약 후 나타나지 않음)’ 백신이라도 맞으려는 시민들의 문의가 폭증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해외 유학이나 출장길에 오르려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하루라도 앞당겨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한 입국을 허가하면서 예비 부부들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4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AZ 백신 접종을 예약하고도 접종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정부는 백신 폐기를 줄이기 위해 노쇼 접종분을 의료 현장에서 곧바로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AZ 백신의 경우 1병(바이알)당 10명이 접종할 수 있어 백신 접종 대상자가 당일 나타나지 않는 경우 남는 백신을 폐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시행1팀은 최근 “예방 접종센터 외 보건소와 조기 접종 위탁의료기관에서는 백신 폐기 최소화를 위해 예비명단이 아니라도 별도 제한 없이 접종 가능”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회필수인력 등을 대상으로 AZ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데, 혈전 등 부작용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자 백신 기피 현상이 일어나는 분위기다. 또한 정부가 최근 화이자 등 AZ 외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기피 현상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한 병원에서 '사회필수인력'인 소방관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공무원 박모(23) 씨는 “30세 이상인 주변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최대한 예약을 미뤄 AZ 백신이 아닌 화이자를 맞겠다는 반응이 많다”며 “아무래도 최근 AZ 백신 관련 부작용 사고들이 있다 보니까 더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경찰 커뮤니티 등에서 AZ 백신 접종에 대한 불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접종을 하고 온 동료들이나 접종을 앞둔 동료들 모두 AZ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AZ 백신 노쇼 접종분을 맞을 수 있는 방법과 후기 등이 공유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 A 씨는 “해외 출장 때문에 백신을 빨리 맞고 싶어서 동네 의원에 전화했더니 당일 오후 5시에 오라는 안내를 받았다”면서 “주사를 맞은 5시간 뒤부터 열이 나고 몸살 기운이 있었지만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괜찮아졌다”며 설명했다.
 
해외 유학이나 출장을 앞둔 이들의 후기도 눈길을 끈다. 최근 유럽 등 일부 국가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반기 안으로 '노쇼 백신'을 접종하면 11~12주 뒤인 9월에는 2차 접종을 완료할 수 있어 10월부터는 해외 여행이나 출국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다른 회원 B 씨는 “하루종일 집 근처 병원에 전화를 돌려 겨우 한 군데에 명단을 올렸다. 거의 200번대 대기 순번이더라”라며 “요즘 백신 부작용 소식이 많아 찜찜하긴 하지만 오는 여름 유학을 가려면 백신을 맞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ksg4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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