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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물러난다…"경영권 승계도 없다"(종합)

홍 회장 "구시대적 사고 탓 소비자 기대 부흥 못해"

2021-05-0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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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눈물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홍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불가리스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온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들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 대리점주들 낙농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홍 회장은 남양유업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홍 회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인간 유가공 기업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제가 회사에 성장만 바라보며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의 기대의 부흥하지 못했다”면서 “이밖에도 국민 여러분을 실망하게 했던 크고 작은 논란들에 대해 저의 의견을 밝히고자한다”며 입을 뗐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홍 회장은 그러면서 “2013년 회사에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희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들,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계신 남양의 대리점주분들과 묵묵히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남양유업 임직원분들께도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미안하다”며 “모든 잘못은 저에게서 비롯됐으니 저의 사퇴를 계기로 지금까지 좋은 제품으로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려 묵묵히 노력해온 남양유업 가족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거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사과했다.
 
끝으로 그는 “사태 수습을 하느라 이러한 결심을 하는데 까지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며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나날 만들어 갈 우리 직원들 다시 한번 믿어주시고 성원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는지 연구한 결과 77.8%의 저감 효과를 보였다고 주장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실험·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고발조치했다. 이에 남양유업은 세종공장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사전 통보 받았고 지난달 30일 본사 등 6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받았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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