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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첫날, 작년보다 거래대금 커져…1.1조원 거래

외국인 88% 차지, 개인은 1.7%…금지 직전엔 8천억 규모

2021-05-0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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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1년2개월 만의 공매도 재개에 억눌려있던 공매도 수요가 분출됐다. 지난해 공매도 금지 직전 한달 간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금액이 8000억원을 밑돌았으나, 이날은 1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이 공매도 영향 등에 하락 마감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매도로 인한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9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대금 25조3480억원의 4.3% 수준이다. 
 
이날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종목 350개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부분 재개됐다. 작년 3월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폭락 우려에 금융당국이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린 지 약 1년2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도 이날부터 공매도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재개 첫날부터 공매도 거래대금은 금지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이다.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 3월16일 이전 한달 간(2020년 2월13일~3월13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7583원이었다. 당시는 코로나로 인한 하방 압력으로 공매도 규모가 커지고 있던 때지만, 이 때보다도 공매도 규모가 커진 것이다. 다만, 1년 새 주식 거래대금 자체가 커진 점은 고려해야 한다.
 
시장별로 코스피 시장에서 814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2790억원어치의 공매도 거래가 발생했다. 양 시장에서 외국인 거래금액이 9558억원으로 약 87%를 차지했으며, 개인은 181억원으로 1.7%에 불과했다. 지난해 3월 공매도가 금지되기 직전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각각 57%, 42%였다. 개인은 1%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하락에 공매도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66포인트(-0.66%) 하락한 3127.20에 마감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2.20% 급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 하락에 공매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부진했던 코스닥 지수 역시 공매도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주 등 특정 업종의 부진 영향도 있었겠지만, 많은 계좌들에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가 반영된 것으로 보아 공매도 영향도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날 코스피 상위주들의 주가는 괜찮은 데 반해 코스닥 개별종목들이 많이 빠졌다"며 "공매도로 인해 가격이 많이 올라있던 코스닥 대형주를 우선으로 빠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소폭이지만 개인 공매도 비중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지난주까지 공매도 사전교육을 이수한 개인투자자는 1만3000명을 넘어섰으며, 거래소의 모의거래를 이수한 투자자도 5000명에 달했다. 신규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하려면 미래 금융투자협회 사전교육과 한국거래소 모의투자를 이수해야 한다. 교육 없이도 공매도가 가능한 투자자를 합치면 약 1만명의 개미가 공매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경험이 없는 신규 진입자는 3000만원 내에서만 거래가 가능하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93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한국거래소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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