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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김포·검단 버렸다” 그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2021-05-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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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시간을 지나 한적한 김포 도시철도. 사진/김응열
 
경기 김포와 인천 검단 주민들이 ‘김부선’ GTX-D 노선에 반대합니다. 기대치는 서울 강남으로 직결되는 교통편이었으나, 실제 발표에선 김포 장기동과 부천을 잇는 노선이 돼버렸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교통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수만명에 달하는 신도시 인구가 서울로 출퇴근하기에는 지금의 교통편이 불편하다는 거죠. 서울에 인접한 신도시의 조성 취지에 서울 수요 분산이란 점을 고려하면 서울과 신도시간 교통망 확충은 최우선순위 과제나 다름 없습니다.
 
기자는 GTX-D 노선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의 반응을 둘러보고자 김포 한강신도시와 인천 검단신도시를 찾았습니다. 이왕 간 김에 해당 지역에 깔려 있는 지하철도 이용해봤습니다.
 
먼저 탄 건 김포 한강신도시의 ‘골드라인’입니다. 역에 들어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옅은 한숨이 나왔습니다. 2량짜리 경전철이 지나는 노선인 탓에, 탑승 플랫폼이 서울의 지하철보다는 확연히 작았습니다. 
 
운이 좋게 얼마 지나지 않아 열차가 도착했습니다. 안에 들어선 순간 좁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열차도 2량인데 내부는 좁기까지…출퇴근 지옥의 장면이 머리 속에 절로 떠올랐습니다.
 
검단에서도 인천도시철도 2호선을 탔습니다. 김포골드라인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2량짜리에, 내부는 좁았습니다. 
 
좁은 열차를 타고 환승역에 가서 다시 또 출퇴근 인구로 붐비는 지하철에 몸을 구겨 넣어야 한다니…러시아워에는 어쩔 수 없는 장면이라고 이해가 가면서도, 퇴근 교통지옥을 겪을 바에는 서울에 남아있는 게 낫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철도가 아닌 버스를 이용하거나, 자가용을 운전해 출퇴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도로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겠죠. 버스도 도시철도 못지 않게 붐빌 것이고, 교통체증까지 빚으면 출근 시간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김포와 검단을 찾은 건 급매를 던지는 매물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기사를 쓰고 나서, 검단과 김포 신도시 주민들로 추측되는 이들이 제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집값 때문이 아니라 교통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다.”
 
그들은 그래서 지금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국토교통부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촛불도 들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신도시의 조성 취지를 곱씹어봅니다. 신도시에 기대하는 가장 큰 효과는 서울 주택 수요 분산입니다. 일자리는 서울에 몰려있기 때문에, 신도시에 사는 이들은 서울로 출퇴근이 불가피합니다. 교통망 개선 없이 신도시가 제기능을 할 수 있을까요. 교통망을 제대로 갖춰주지 않으면서 수도권에 공급 정책을 쏟아내는 정부를, 신도시 입주를 고민하는 수요자들은 신뢰할 수 있을까요.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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