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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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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규제 칼날에 예방책 내놓지만…"사후약방문"

주요 4대 암호화폐 거래소, 금융사기 피해 예방책 기존대비 강화

2021-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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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최근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이상거래 모니터링, 출금지연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자체적인 자구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별로 대책마련에 편차가 있고, 폭주하는 거래량에 대응할 여력이 충분치 않아 피해예방을 위한 정부차원에서의 공통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은 지난 29일 자금세탁방지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예방을 위해 ‘신규 암호화폐 보호예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했다. 그간 암호화폐를 상장한 직후 대량 매도해 일반 투자자들의 손실을 유발하는 일들이 많았는데, 앞으론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새로운 주식 발생시 일정기간동안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대형 주주들의 거래를 제한해 소액투자자들을 보호하는 주식시장의 보호예수와 비슷한 제도다. 빗썸은 기존에 해왔던 조치에서 더 나아가 별도로 인력을 확충하고 조직을 꾸려 투자자 보호장치를 강화했다. 이외에도 해외 접속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원화 입금 24시간 출금 지연 시스템 등을 마련했다.
 
거래소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있다. 사진/뉴시스
 
업비트는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근절하고자 유튜브 방송과 다른 미디어를 이용한 선동·선행매매 관련 신고 채널을 지난 27일 개설했다. 앞서 업비트는 지난해 12월 상장 사기 제보 채널을 개설해 운영 중인데 여기에다 금융사고 중 ‘미디어를 통한 선동 및 선행매매 관련 신고’라는 항목을 추가해 신고할 수 있는 범주를 넓힌 것이다. 원화 입금 한도도 26일 오후 3시 30분부터 1회 1억원, 1일 5억원으로 제한했다. 또 업비트의 원화 시장에 상장한 암호화폐들의 공포-탐욕지수를 산출해 공개했다. 기존 시장 전체의 공포-탐욕지수를 산출한 데서 더 나아가 이번에는 주요 개별 암호화폐에 대한 지수를 공개했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코인원은 29일부터 서울 용산구 본사 1층에 오프라인 고객센터를 다시 열고 대면 업무를 시작했다. 2017년 9월부터 2년간 운영하다 2019년 중단했는데 다시 문을 연 것이다. 코빗은 같은날 핀테크 스타트업 웨이브릿지와 암호화폐 지수 공급 및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기존 ‘김치 프리미엄’ 지수 이외에도 암호화폐 시장 상황을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실제적인 투자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는 지수를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픽사베이
 
그러나 이와 같은 대형 거래소들의 셀프 규제는 기존에 해왔던 조치에서 좀더 세분화된 사안으로, 이것만으로는 금융 피해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 개인정보 유출, 해킹, 자금세탁 등 금융사기들은 암호화폐 거래량이 많아지면서 더욱 교묘해진 채 활개를 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거래소별로 대책이 조금씩 차이가 있고, 설령 문제되는 상황의 원인을 파악하더라도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거래소 한 관계자는 "2018년부터 마련된 자율규제에 맞춰 최대한 지키려고 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가 업계보다 더 뒤처진 대책을 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킹 관련 신고를 하거나 경찰에 오픈채팅방을 통한 코인 리딩방 사기에 대해 신고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며 "결국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재진 블록체인협회 사무국장은 "해킹 등 불법 침입을 한 곳에 대해 어디까지 책임을 물어야하는지 등을 정해줘야 사업자들도 기민하게 대처하고 대응할 수 있다"며 "입법기관에서 암호화폐에 대해 방향성을 잡고, 중요성을 따져 규정상 무엇을 보완해야하고, 어떤 것들을 규제해야하는지 일관된 가이드라인 정립부터 해나가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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