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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테슬라 자율주행 못 믿겠다”…전기차 독주체제 끝나나

오토파일럿 관련 논란 확산…중국에서는 불매운동 위기

2021-04-3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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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테슬라가 최근 연이은 악재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테슬라의 반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Autopilot)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불매운동 위기에 놓였다. 게다가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선보이면서 테슬라의 독주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에서 테슬라 모델S 차량이 나무를 들이받은 후 발생한 화재로 두 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탑승자 두 명이 각각 동승자석과 뒷좌석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이들이 직접 운전하지 않고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한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실험을 통해 테슬라 차량 운전석에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도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활성화한 후 일정 시간 스티어링 휠을 잡거나 조작하지 않으면 경고 메시지가 뜨지만 핸들에 무거운 물체를 매다는 방식 등으로 안전장치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슬라가 연이은 악재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사진/뉴시스
 
테슬라는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당국의 압박과 소비자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테슬라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03억9000만달러(약 11조5000억원)이며, 중국시장 매출액은 30억4300만달러(약 3조4000억원)로 약 30%를 차지한다. 
 
테슬라는 2018년 미중 무역분쟁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 상하이에 첫 해외 생산공장을 지었다. 올해 1월에는 중국산 모델Y를 선보일 정도로 중국 시장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올해 2월 중국 당국이 테슬라를 예약면담 형식으로 공개소환하면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테슬라 측에 배터리 화재 및 급발진, 소비자 권익 보호 등에 대한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상하이 모터쇼 개막일인 이달 19일 한 여성이 테슬라 차량의 브레이크 결함을 항의하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후 중국 내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고 불매운동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하이 모터쇼에서 전시된 테슬라 모델3 모습. 사진/뉴시스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억3800만달러(약 4900억원)이다. 다만 환경규제 크레딧 판매는 5억1800만달러(약 5700억원), 비트코인 차익은 1억100만달러(약 1100억원)다. 이를 감안하면 테슬라는 1분기 18만4800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차량판매에서 1억8000만달러(약 2000억원) 손실을 입은 셈이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현대자동차, 기아(000270) 등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테슬라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한국 시장의 경우 지난 19일 현대차(005380) 아이오닉5가 출시됐고 7월 기아 EV6가 가세하면 테슬라 독주체제에서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중국 시장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당국이 즉각적으로 판매금지 등 강력한 규제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리스크가 커졌다”며 “테슬라는 그동안 혁신 마케팅으로 충성도 높은 팬베이스를 구축했지만 전기차 기술이나 주행감성 등 차량의 본질적인 영역에서 다른 업체에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영석 원주한라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공학부 겸임교수도 “테슬라가 위기들을 극복하면 성장통이 될 수 있지만 수습하지 못한다면 토요타 급발진 사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등 큰 위기로 확대되면서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가 크레딧 판매로 차량판매 적자를 메꾸고 있는데, 기존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늘리면 크레딧 판매 실적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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