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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삼성가 상속)지분 배분 미공개…'이재용 체제' 강화 무게

상속세 신고 납부 시한인 이달 30일 이후 공시

2021-04-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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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고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유산과 관련한 상속세 납부 계획 등이 발표된 가운데 가장 이목을 끈 유족간 삼성 계열사 주식 배분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만간 공시를 통해 밝혀질 주식 배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쪽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28일 이 회장의 주식을 부인 홍라희 여사, 장남 이재용 부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게 어떻게 배분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 일가는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에 이 회장 삼성생명(032830)(20.76%) 지분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할 때도 개별적인 공유지분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번 사안은 공시 의무가 있는 만큼 상속세 신고 납부 시한인 이달 30일 이후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회장 소유의 계열사 주식은 삼성전자(2억4927만3200주·4.18%), 삼성전자 우선주(61만9900만주·0.08%), 삼성생명(4151만9180주·20.76%), 삼성물산(028260)(542만5733주·2.88%), 삼성SDS(9701주·0.01%) 등으로 시가총액만 약 24조원이다. 주식에 대한 상속세만 11조366억원에 달하며 '이건희 상속세'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지난 2015년 6월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호암상 축하 만찬에 이서현(왼쪽부터) 당시 제일모직 사장(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는 이 부회장이 다른 상속인보다 많은 비율의 주식을 넘겨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 지배구조는 크게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구조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삼성생명(0.06%)과 삼성전자(0.7%) 보유 지분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이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에게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주식을 몰아줘 지배구조 안정화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또 이 부회장이 현재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상황에서 그룹 지배력 강화라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확실히 전달하는 효과도 있다.
 
반면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주식 상당수를 받고 삼성생명 주식은 법정 상속 비율대로 가족들이 나눌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그룹이 '이재용 체제'로 전환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이 부회장에게 지분 대다수를 몰아주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현행 법정 상속 지분은 홍 여사가 9분의 3, 이 부회장·이 사장·이 이사장 등 세 자녀가 각각 9분의 2씩 나누는 구조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이 회장 주식 대다수를 물려받을 경우 상속세율만 최대 60%에 달한다. 계열사 주식 배당금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도 당장 분납은 물론 신용대출 등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주식 몰아주기'로 인해 이 부회장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삼성가가 법정 비율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에게 주식을 몰아주는 방법이 유력할 것으로 보이나 상속인들이 나눌 가능성도 있어 단정지을 수 없다"며 "주식을 나눌 경우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추후 계열 분리할 상황을 대비해 자금을 미리 더 확보한다는 의미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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