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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라

(삼성가 상속)'이건희 컬렉션' 2만3천점, 이제 미술관에서 본다

"문화자산 보존·문화 향유권 제고 기대"

2021-04-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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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고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개인 소장한 미술품 2만3000여점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간다. 전례 없는 통근 기증에 국내 문화자산 보전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가 기대된다. 
 
삼성은 28일 이건희 회장의 개인 소장 미술품 총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일명 '이건희 컬렉션'으로 알려져 있는 미술품들이다. 이 회장이 생전에 수집한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 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이 포함돼 있다. 
 
고인은 생전에 미술애호가였으며 예술에 조예가 깊었다. 이건희 컬렉션을 살펴보면 그의 높은 안목이 그대로 반영된 것을 알 수 있다. 
 
2004년 삼성전자 반도체 30년 기념 서명을 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 사진/뉴시스
 
 
당초 미술계는 이건희 컬렉션이 국립기관에 기증되면 전시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었다. 이 같이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미술품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우선 삼성 일가는 국내에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1600여점을 국립박물관에 기증한다. 구체적으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 등이 포함된다.
 
김홍도의 추성부도. 사진/삼성
 
대표적으로 <인왕제색도>는 겸재 정선이 나이 76살 때, 비가 갠 인왕산을 그린 작품이다. 조선회화사를 상징하는 명작이다. 
 
<추성부도>는 김홍도가 1805년, 나이 61세 때 그린 작품이다. 김홍도가 송나라 문필가인 구양수(1007-1072)의 문학작품 '추성부'를 소재로 한 것이다. 추성부는 가을밤에 책을 읽다 가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인생의 무상함을 탄식하며 자연의 영속성과 인간 삶의 덧없음을 노래한 시다. 
 
김환기-여인들과 항아리. 사진/삼성
 
또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 대표작가들의 작품 및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미술품과 드로잉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여인들과 항아리>는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부산 피란 시절에 그린 작품이다. 하늘, 바다, 모래사장과 항아리를 이거나 메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은 1954년 제3회 국전 출품 입선작이다. 박수근의 아내 김복순씨가 아기를 등에 업고 절구질하는 모습이다. 
 
국내에 익히 잘 알려진 천재 화가 이중섭의 <황소>는 그의 자화상이자 근대사의 굴곡에 맞선 한민족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이중섭 황소. 사진/삼성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국민들이 국내에서도 서양 미술의 수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및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넘긴다. 
 
삼성은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되는 것은 전례가 없어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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