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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kjb517@etomato.com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93년 역사 아카데미 자존심 무너트린 ‘기생충’ 그리고 ‘윤여정’

2021-04-26 11:50

조회수 : 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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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2년 연속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의 상징이자 중심이며 심장인 아카데미를 폭격했다. 작년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고상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과 각본상 그리고 국제장편영화상 등 4관왕에 오르며 전 세계 영화계를 뒤흔들어 놨다. 세계 3대 영화제인 프랑스 칸-이탈리아 베니스-독일 베를린에서 지금까지 수 많은 낭보를 이끌어 내온 한국영화였다. 하지만 오스카로 불리는 아카데미는 달랐다. 예술성이 우선시 되는 세계 3대 영화제와 달리 아카데미는 상업적인 측면도 고려되는 특수성을 지닌다. 여기에 세계 영화 시장을 움직이는 할리우드를 대변한단 자존심 때문에 그 동안 여러 논란이 불거져 왔었다. 대표적인 예가 화이트워싱이다.
 
 
 
할리우드 영화들은 지금까지 작품 속 유색인종 설정 배역에도 백인들을 캐스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점은 아카데미 수상에서도 크게 작용했다. 2001년 영화 몬스터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할리 베리가 지금까지 유일한 흑인 여우주연상 배우로 남아 있다. 여우조연상은 194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바람과 사라지다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해티 맥다니엘 이후 드문드문 있어왔지만 여전히 화이트워싱논란을 배제할 수는 없다.
 
아시아권 배우 수상은 더욱 드물다. 윤여정의 이번 여우조연상 수상은 1957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무려 64년 만에 순수 아시아 여배우 수상이다. 한국영화로선 작년 기생충수상 직전까지 따지고 들면 1962년 고 신상옥 감독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이후 무려 58년 만에 첫 수상이다. ‘기생충이 이룩한 성과는 세계 영화사에 기록될 찬란한 성과였지만 배우 수상이 무산된 점은 지금까지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 있었다.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고 남성 중심 권위적이고 할리우드 중심으로 움직이는 세계 영화 시장에 대한 자존심의 집합체인 아카데미 21세기 들어서 한국영화에 연이어 주요 수상 부문을 안긴 점은 분명 주목해 볼만하다. 특히 윤여정에게 오스카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안긴 미나리가 순수 미국 자본으로 제작됐지만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 내 영화 시상식 양대 산맥인 골든 글로브에선 외국어영화로 분류된 점만 봐도 그들의 자존심을 짐작할 수 있다.
 
작년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는) 로컬 시상식 아닌가란 명언을 남긴 바 있다. 올해 74세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영광이 그의 56년 연기 경력에 오히려 빛 바랜 영광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느껴지는 이유다.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아시아 영화, 그리고 아시아 영화 가운데 중심으로 찬란하게 떠오른 한국 영화다. 할리우드가 한국 영화에 2년 연속 주요 부문 수상을 안긴 사실이 결코 이변이 아니란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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