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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부채' OECD 33개국 중 1위…"암묵적 지급보증에 공사채 남발"

KDI 보고서, 비금융공기업 부채 GDP 23.5%

2021-04-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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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공기업 부채와 공사채 문제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 부채는 2020년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48.7%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은 브리핑을 진행 중인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사진/KDI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우리나라 공기업의 부채 규모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중 ‘최고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정부 부채 규모가 적은 것은 공공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조달을 공기업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공기업 부채와 공사채 문제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 부채는 2020년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48.7%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부채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치를 보면 비금융공기업 부채는 2017년 기준 GDP 23.5%로 OECD 33개국 중 노르웨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즉, 공기업 부채가 평균 12.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황순주 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노르웨이 같은 경우는 총부채는 많지만 그것보다 훨씬 많은 연계된 금융자산이 정부와 공공부문 사이드에 있기 때문에 순부채가 음수여서 예외적인 케이스"라며 "그것을 빼면 사실상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30여개 국가 중에서 1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IMF와 세계은행(World Bank)의 공식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금융공기업 부채는 2019년 기준 20.6%로 2위를 기록했다. 기축통화국인 영국, 캐나다, 일본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금융공기업 부채는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KDI가 IMF·세계은행(World Bank)의 국제 기준을 추정한 결과, 우리나라 금융공기업 부채는 GDP의 62.7%를 기록하는 등 3대 기축 통화국을 비롯한 다른 OECD 국가보다 격차가 컸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공기업 부채의 특징은 그 규모가 정부 부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비금융공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48.8%로 2위 국가인 22.8%의 두 배를 넘어섰다. 
 
아울러 부채가 주로 공사채 발행 방식에 의해 생겨났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기업은 은행대출, 채권 발행 등 여러 방식으로 자금을 빌리는 반면, 우리나라 공기업은 부채의 50% 이상을 공사채로 발행한다. 이는 주요국 중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현상이라는 게 KDI 측의 분석이다.
 
황 연구위원은 "공기업이 파산할 것 같으면 정부가 미리 나서서 채권의 원리금을 대신 지급해줄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 때문"이라며 "공기업은 펀더멘탈 제거를 위해서 노력할 유인이 없고 정부는 공기업한테 무리한 정책사업을 할당할 수 있는 유인이 있어 공기업의 부채는 많아지고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은 약화된다"고 강조했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공기업 부채와 공사채 문제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비금융공기업 부채는 2017년 기준 GDP 23.5%로 OECD 33개국 중 노르웨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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