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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자진출석' 배수진 편 이성윤, 효과는 '글쎄'

사정라인 정부 고위 관계자 "검찰총장 인선 좌우되지 않을 것"

2021-04-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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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뒤늦게 검찰에 최근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조만간 열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앞두고 배수진을 쳤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렇다 할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검장의 자진 출석을 두고 배수진을 쳤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윤석열 전 총장의 후임 인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 지검장이 추천될 가능성이 점차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지난 9일 서울 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원지검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주말이던 지난 17일 이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동안 4차례에 걸쳐 소환에 불응했지만, 이번에는 자진 출석했다. 이 지검장이 전격적으로 검찰에 자진 출석하자 당장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 지검장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A4용지 6매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사건 수사관할에 대한 검찰과 공수처간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의견 조율을 기다린 것"이라면서 "기소 가능성 보도가 나오기 시작해 관할 협의가 어떻게 되든 일단 검찰에서 진상을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지검장이 기소 시점을 검찰총장후보 추천이 끝난 뒤로 미루겠다는 전략일 것이라는 분석이 검찰 안팎에서 나왔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의 교감설도 제기됐다. 그러나 19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이 지검장 스스로 내린 결정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사정을 잘 하는 한 법조계 인사는 "재보선 참패도 문제지만 기소를 앞둔 사람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청와대에서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사정라인에 있는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그것(이 지검장의 검찰 출석 조사) 때문에 (총장 인선이)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기소를 앞 둔 상황에서 이 지검장의 자진 출석은 의미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수원지검은 이 지검장 진술과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종합 중이다. 앞서 검찰은 이 지검장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규원 전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와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지난 1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 지검장은 그동안 윤 전 총장 후임 후보들 중 부동의 1위였다. 일선 청 중 최대 화력과 규모를 보유한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점도 있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최측근으로 추 장관의 검찰개혁 추진에 적극 부응한 점이 '유력 총장 후보'의 전망에 힘을 실어 왔다.
 
그러나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후 상황이 급반전됐다. 고위공직자수사처에서 이번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면서 검찰 수사를 공개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수처가 이 사건을 수원지검에 재이첩하기 전인 지난달 7일 이 지검장을 만나 면담을 진행하면서 처장용 관용차를 제공해 '특혜 면담' 의혹에도 휩싸였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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