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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구형 정인이 양모 "달게 받겠다"(종합)

양모 "죽어도 용서 구할 자격 없어...처벌 달게 받겠다"

2021-04-1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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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검찰이 생후 16개월된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모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장씨와 남편 B씨는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 심리로 14일 열린 A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16개월된 피해자의 엄마로서의 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잘못 없는 피해자를 학대하다가 살인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이같이 구형했다. 
 
또 "피해자가 가장 의지할 존재인 부모임을 자처할 때 최소한 생존을 위한 건강을 보장해야 할 뿐아니라 조화로운 인격 발달을 위해 애정을 가지고 양육해야 함에도 피고인은 인간의 본성에 반해 잔인하게 학대하다 피해자를 사망케 했다"며 "죄의 중대함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성난 엄마의 얼굴이 생애 마지막 엄마 얼굴"
 
검찰은 "피해자는 도망도 저항도 반격도 못했다"면서 "췌장이 절단될 정도의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일은 아픈 몸을 부여잡고 생명을 근근히 이어가는 것이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엄마로부터 유일한 안식처인 어린이집으로 간 다음 다시 지옥같은 집으로 아빠가 데리러 올 때 얼마나 원망했을 지, 성난 엄마의 얼굴을 생애 마지막 엄마 얼굴로 기억한 것도 또 하나의 비극"이라고 사형 구형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검찰은 남편 B씨에게는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해 딸이 목숨을 잃었다며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B는 아내와 피해자를 함께 비난하고 자신의 불명예를 벗으려 피해자의 상태를 아무것도 모르는 척 했다"며 "외부의 시선에 억울한 척 할 뿐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이날 결심공판에서 정인이에게 폭행한 것은 훈육차원이었으며, 다소 가혹한 행위는 있었지만 살해의 고의는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자기 주장이 뚜렷해진 큰 딸과, 하나부터 열까지 맞춰줘야 하는 둘째를 견디다 못해 가장 취약한 피해자를 학대하기에 이르렀다"며 "피고인은 이같은 행위가 죽음으로 이어져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건 당일 갑자기 살인 충동을 가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큰 딸을 어린이집에 등원하기 위해 나갔는데 피해자가 죽을 줄 알면서 외출했다는 건 변호인으로서 도저히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A씨가 정인 양 사망 가능성이 높다는 의사 설명을 듣고도 온라인에서 어묵 공동구매 댓글을 단 이유는 강박적인 성격 탓일 뿐, 검찰 주장처럼 사이코패스여서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중형을 피할수는 없겠으나 양형 기준을 참작해 최대한의 선처를 부탁한다"고 변론했다.
 
16일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린 서울남부지법 청사 담장에 정인 양 사진이 걸려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양모 "죽기를 바라지 않아" 미필적 고의 부정
 
A씨는 자신의 최후 진술에서 선처를 구하지 않았다. 다만 정인 양이 사망할 줄 알면서 때렸다는 '미필적 고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공판 내내 울먹이던 그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집착이 되었다"며 "아이를 지속적으로 미워하거나 잘못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대 없었다. 죽기를 바라거나 죽든 말든 상관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처음에는 제 생각만 했다"며 "'잘 하려고 한 적도 있었는데'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또 "아이가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을 지 감히 상상할 수 없다"며 "저는 죽어도 용서를 구할 자격이 없다. 감히 아이 이름을 부르며 사죄한다.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진술을 마쳤다.
 
남편 B씨 변호인은 이날까지 제출한 동영상 등 증거로 볼 때 정인 양과 B씨는 친근한 사이였다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자신이 맞는 것을 보고도 나몰라라 하는 아빠를 어떤 아이가 좋아하고 따르겠느냐"고 말했다.
 
공판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던 B씨는 최후 진술에서 "첫째와 달리 조용하고 음악을 좋아한 저를 닮은 정인이를 염치 없이, 많이 사랑했다"며 눈물 흘렸다.
 
그는 "항상 정인이는 제 자랑이었고, 지인들도 아빠를 많이 닮았다고 했다"며 "(아내 잘못을) 지적하고 화 내는 것이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숨으로 죗값을 대신하고 싶다"며 "저에게 큰 기쁨을 준 천사같은 아이를 보낸 나쁜 아빠다. 감히 선처 해 달라는 말 하지 않는다. 달게 받겠다"고 진술을 마쳤다.
 
시민들은 결심 공판이 끝난 뒤 A씨가 탄 호송 차량을 향해 함성을 질렀다. 이들은 엄벌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정인아 사랑해"를 외치기도 했다.
 
정인 양 양부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14일 오후 1시 50분에 열린다.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정인 양 양부모의 결심 공판이 끝난 뒤 "정인아 사랑해"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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