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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전문가 진단)4차 유행 문턱…"늦기 전에 거리두기 강화해야"

정부, 거리두기 격상에 '신중론'…"이번주 상황 지켜본 뒤 검토"

2021-04-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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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용훈·정서윤 기자] 코로나 신규 확진이 700명을 넘어서는 등 ‘4차 유행’ 갈림길에 놓이면서 거리두기 격상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현 상황과 같은 추세라면 1000명대의 일일 확진자수 진입도 시간문제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방역당국으로서도 운영시간 제한 강화와 거리두기 단계 상향을 고민하면서도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14일 <뉴스토마토>가 4인의 보건 전문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방안에 대한 취재를 종합한 결과, 더 늦기 전에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31명으로 '3차 유행'이 정점을 지나던 지난 1월 7일(869명) 이후 97일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일일 700명대 확진자는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현재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놓고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추세가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단계 조정을 하는 데 큰 요소"라며 "금주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31명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지난해 12월에도 거리두리 단계를 빨리 올리라고 말했지만, 국민 피로감, 경제, 병상 여유 등의 이유만 늘어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정세균 국무총리가 수도권에 대한 '특별대책기간' 시행하면서 하루 확진자를 200명대까지 낮춘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의 입장을)이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염재생산지수가 2주 연속 1을 넘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연장 이외에) 별다른 방역수칙이 나오고 있지 않다"며 "확진자수를 줄이려는 의지가 있다면 거리두기부터 강화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기다리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조언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4월 첫째 주(4~10일) 전국 감염재생산지수(Rt)는 전주(1.07)보다 0.05 증가한 1.12로 2주 연속 1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4차 대유행은 이미 시작됐고, 3차 유행 때보다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확진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 교수는 "현재의 방역으로 본다면 확진자수는 계속 늘어날 거고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방역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역당국이 밝힌 대로 거리두기 강화를 안 할 거라면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방역을 지금보다는 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갈 필요가 있다"며 "체육시설이나 노래방 등에서는 KF94 마스크만 착용한다든지 식당에 가림막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방역수칙 위반 시 행정조치나 과한 벌금 등 이용자나 사업주가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확진자가 줄지 않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건 감염 확산세가 지역사회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는 당국이 제대로 관리하거나 통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당국이 특별한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확진자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고, 만약 과거처럼 특정 집단의 감염이 발생한다면 확진자는 폭발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이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결국 정부가 주도해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11일 종료 예정이었던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거리두기 단계는 다음달 2일 자정까지 3주 연장됐다. 이 기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식당·카페 등 오후 10시 운영 시간제한 조처가 유지된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700명대로 올라선 가운데 14일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보건소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정서윤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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