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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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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초대형 선박' 전쟁의 명과 암

비용 적게 들어 경제적이지만…사고 위험 높고 관련 인프라도 부족

2021-04-1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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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해운업계 '초대형 선박' 전쟁이 한창이다. 초대형 선박은 중형 선박과 비교해 운영 비용은 크게 줄이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실어나를 수 있어 해운사 경쟁력 증대를 위한 핵심 요소로 꼽힌다. 다만 선박 대형화 속도보다 관련 인프라나 기술 개발 속도는 늦어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8위 규모 선사 HMM(옛 현대상선)은 1만6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2척을 계획보다 빠르게 도입해 지난달 말과 이달 초 각각 출항시켰다. TEU는 6m 길이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다.
 
HMM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8년 정부로부터 3조1000억원 지원을 받아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문했다. 이중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은 지난해 인도받아 아시아와 유럽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2만4000TEU는 축구장 4개 크기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초대형 선박 인도 시기와 코로나19로 인한 물동량 폭발 시기와 맞물리면서 HMM이 실적을 더욱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고 본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통상 1만5000TEU급 이상을 말한다. 빠르게 물건을 운송하는 게 중요했던 과거에는 해운사들이 초대형 선박을 선호하진 않았지만 최근에는 경제성이 중요해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세계 최대 규모인 HMM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
 
초대형 선박의 가장 큰 장점은 중형 선박보다 연료 비용이 크게 들지 않으면서 실어나를 수 있는 양은 2배에 달해 운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주요 항로를 통과할 때 선사들은 통행료도 내야 하는데 중형 선박 2척에 나눠 가는 것보다 초대형 선박 1척으로 운영하면 이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비용을 아낀 선사는 운임을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경쟁에서 그만큼 유리해진다. 이에 따라 HMM을 비롯해 세계 주요 선사들이 대형 선박 도입에 열을 올리게 된 것이다.
 
실제 HMM뿐만 아니라 해외 선사들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잇달아 주문하며 '규모의 경제'를 꾀하고 있다. 대만 선사 에버그린은 최근 삼성중공업에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한꺼번에 발주했다. 에버그린은 지난해에도 초대형선 10척을 발주한 바 있다.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도 올해 초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일본 조선소들에 발주했다.
 
독일 하파크로이드와 중국 코스코, 스위스 MSC 등도 지난해부터 초대형 선박 주문을 계속하고 있다. 하파크로이드는 지난해 12월 대우조선해양과 2만35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건조 계약을 했다.
 
이처럼 해운사들이 경쟁적으로 선박 크기를 늘리는 가운데 이에 따른 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선박이 클수록 컨테이너를 높게 쌓아 올리고 배의 옆면도 넓어 바람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이처럼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은 선박은 조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최근 발생한 수에즈 운하 대형 선박 좌초 사고도 모래바람 등 기상 악화에 따른 결과였다.
 
대형 컨테이너선을 받아줄 수 있는 항만이나 하역장비 등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은 계속해서 선박 규모를 키우는 데 항만과 같은 인프라와 기술은 아직 이를 쫓아가진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선박들이 계속 커지면 수에즈 운하와 같은 사고는 언제든 다시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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