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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재고 확보 나선 세트 업체…"LCD 가격 상승 연말까지 지속"

코로나 '보복소비'로 TV 판매 증가…패널업체, 가격협상 우위

2021-04-0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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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TV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일명 보복소비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TV 수요가 견조한데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은 축소되고 있어 연말까지 LCD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업계 및 메리츠증권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4월 상반월 TV용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6월 상승세로 전환한 이후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75인치 LCD 패널은 보름새 1.1% 증가한 374달러, 55인치는 1.9% 늘어난 216달러, 32인치는 2.7% 증가한 7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글로벌 TV 세트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패널 재고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 주요 세트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로 TV 판매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연초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세계 TV 출하량이 2억2300만대로 전년보다 2.8%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65인치 이상 TV 출하량은 30%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디스플레이 제조사는 LCD 패널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물량공세와 '가격 후려치기'를 앞세웠던 중국 업체들이 호황의 덕을 누리려고 판매 단가를 높게 올리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DSCC는 올해 2분기의 LCD 패널 가격 상승률이 전분기보다 12%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패널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것은 생산량 축소 영향도 있다. LG디스플레이(034220),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지속 축소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연말까지 철수하려고 했으나 수요가 급등하자 올 연말까지 생산을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의 LCD 사업 축소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LCD 패널을 구동하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반도체 공급난도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업계에서는 패널 공급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 보복소비가 몰리면서 LCD 가격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상승함에 따라 하반기 IT기기 수요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도 "디스플레이 구동칩 등 일부 부품의 부족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어 3분기 이후에도 급격한 패널 가격 하락 위험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도 "LCD 패널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사두려는 재고 축적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연말까지 LCD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는 달리 중국 패널 업체들이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LCD 패널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LCD 패널 가격 상승에 따른 세트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덧붙엿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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