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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은 불이 나지 않고 죽는 것"

(이차전지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①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2021-04-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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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K-배터리가 미래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가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중국과 일본 배터리 업체와의 경쟁, 테슬라와 폭스바겐의 내재화 선언, LGES과 SK이노의 배터리 전쟁, 코나 EV 화재 원인 규명 등 배터리 3사 앞에 놓인 난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배터리 산업의 격변의 시기에 30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에 매진해온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에게 K-배터리가 당면한 문제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답을 구했다.  
 
6일 서초구 서래마을 인근에서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가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배터리 전기차 산업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미국의 국익이다. 바이든에게는 미국의 선례를 깬다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정무적 환경이 충분히 갖춰진 상태다. 미국 새 행정부는 미·중 무역 갈등 속에 친환경 모빌리티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국 내 배터리 산업 기반이 없는 상태에 배터리 분야 중국 의존도를 감안했을 때 한국 배터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테슬라를 제외한 미국의 배터리 전기차 산업은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모두 파우치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가고 있다. ITC는 포드와 폭스바겐이 설정한 파우치형 배터리를 각형 또는 원통형으로 대체가 가능하다고 봤지만, 대체 시 자동차 업체에는 향후 1~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산업 초창기에 이 시간을 지체할 경우 배터리 전기차 신차 출시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즉 배터리 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SK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추진하는 로비에서 이 같은 우려가 지적됐다면 거부권 행사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 분쟁은 LGES과 SK이노 양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바이든의 거부권 행사는 LG의 패배, SK의 승리가 아닌 파우치형 배터리 진영의 승리라고 봐야 한다. 향후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를 감안했을 때 바이든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한국의 한 회사만으로는 부족하니 두 회사를 중심으로 간다는 의미다. 즉 두 기업이 분쟁을 멈추고 합의하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 파우치형 배터리 진영은 중국과 한국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파우치형 배터리는 우리나라가 압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감안한다고 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도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 더구나 현재 미국 내에서 바이든의 거부권 행사를 극렬하게 저항할 세력은 없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SK가 벌이는 로비의 방향성은 미국의 배터리 산업의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폭스바겐의 각형 단일 단전지 결정은 양사간 소송 리스크가 반영됐다는 지적이 있다. 
 
과거에 자동차 회사는 쉽사리 내재화 선언을 내놓지 못했다. 전지 업체가 물량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하거나 추가 공급분에 대한 재단가 협상을 요구할 경우 협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와 올해 폭스바겐의 파워데이에서 보듯이 자동차 업체의 내재화 카드가 먹혀드는 시대가 왔다. 배터리 전기차 시장의 협상력을 자동차 회사가 가져간다는 의미다. 전지 생산업체가 늘면서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줄을 세워 놓고 고를 수 있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다. LG와 SK의 배터리 분쟁은 자동차 회사의 물량을 따기 위한 전지 업체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징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기술격차, 수익성을 감안하면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재화가 어렵다고 보는 것은 가격경쟁력 측면만을 상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가 세운 내재화의 최우선 목표는 그동안 전지 회사로부터 납품받는 수준의 배터리를 자력으로 생산하겠다는 것으로, 합작사로부터 일정 성능과 물량의 배터리를 납품받고 품질 관리가 되는 시점부터 전지 업체의 가격경쟁력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수율이 낮더라도 쓸만한 제품이 꾸준히 들어온다는 것으로, 수율은 시간이 지나면 올라가게 돼있다. 이 같은 제품이 공급되고 있는 상태면 자동차 회사들은 협상력을 갖게 되고 시간을 벌 수 있다. 예를 들어 폭스바겐이 노스볼트와의 협력을 통해 내재화에 성공한다면 다른 전지 회사로부터 단가를 후려쳐 배터리를 공급을 받고 노스볼트쪽은 단가를 보전해 줄 것이다. 노스볼트는 단가 보전에 따라 성장하기 시작되고 목표로 한 증설이 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즉 내재화의 의미는 내재화로 가격경쟁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최소 2~3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중국과 일본 업체와 비교했을 때 K-배터리의 취약한 부분은  
 
우리나라 전지 회사가 처한 가장 큰 리스크는 연발성 화재다. 전 세계에서 배터리 전기차가 보급되기 시작한 이후 연발성 화재가 발생한 케이스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중국 배터리에서 불이 더 난다고 지적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중국 배터리 화재는 단발성 화재다. 예를 들어 중국 CATL과 CALV 배터리를 탑재한 광저우기차(GAC) '아이온S' 배터리 전기차 화재의 경우 지난해 3~4건의 화재가 났지만 단발성 성격이 강했다. 즉 각각의 화재 원인이 달랐고 그 이후에도 화재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코나EV의 경우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처럼 명백한 연발성 화재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코나EV 리콜 시 밝힌 화재 원인을 보면 비약이 너무 심하다. 같은 기간에 생산이 된 배터리셀에 대한 같은 리콜임에도 각각의 원인을 분리막 문제, 음극탭 접힘을 들고 있다. 배터리 전기차에서 불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단발성 화재와 연발성 화재는 구분해야 한다. 
 
배터리 화재 원인 규명이 어려운 이유는 
 
화재 원인 규명에서 가장 많은 오해가 생기는 지점은 발화의 시작점을 원인으로 본다는 것이다. 배터리가 화재로 이어질 때 열폭주가 개입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지만, 열폭주는 오히려 결과일 때가 많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소방의 접근 방법이나 발화 시작점이 배터리라고 해서 발화 원인이 배터리는 아닌 것이다. 왜 배터리가 발화를 했는가. 배터리를 발화시킨 원인을 찾는 것이 핵심이나 전혀 감을 못 잡고 있는 것이다. 화재 원인 규명은 전지 기술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이다. 전지에 대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어야만 원인이 그래도 감이 잡힌다. 특히 배터리 전기차에 화재가 났을 경우 완전 소손이 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이해를 하지 못하면 원인 추적이 안된다. 배터리를 만들었다고 화재 원인을 안다는 것은 편견이다. 최고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은 어지간한 셀 단락에선 발화까지 이르지 않고 셀이 죽게 하는 것이다.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품질관리의 핵심이고 이 과정에서의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LGES이 화재 원인 분석에 성공했다는 것은 기술적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원인을 밝혀야 대책이 나오고 개선책이 나온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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