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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더 멀어진 내 집 마련…서울 저가 아파트 5억원 돌파

하위 20%인 1분위 아파트값 3월 5억458만원…1년 새 1억1000만원 급등

2021-04-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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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구로구 일대.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에서 하위 20%에 속하는 아파트 가격이 지난달 5억원을 돌파했다. 1년 전보다 1억원 이상 뛰었다. 지난해 ‘패닉바잉’이 나타나면서 저가 아파트도 가격이 급등했다. 하위 20%인 1분위 아파트 가격도 5억원을 넘어서자,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1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458만원으로 나타났다. 전월인 2월보다 1.57% 상승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3억9275만원과 비교하면 28.5%에 해당하는 1억1183만원 올랐다. 
 
서울 1분위 아파트 가격이 5억원을 넘어선 건 KB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지난해 30대 중심의 패닉바잉이 나타나면서 집값이 뛰었고 1분위 아파트 역시 그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1월 1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억7467만원이었으나 같은해 12월에는 4억7836만원으로 27.6% 급등했다. 
 
1분위 아파트의 연내 가격 상승률이 이처럼 높은 것도 KB부동산에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초다. 2019년에는 5.3% 올랐고,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2018년에도 16.8% 상승해 지난해보다는 오름폭이 작았다. 이밖에는 2017년 6.7%, 2016년 7.9% 등 10% 이상 뛴 적이 없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세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이미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1분위 아파트를 새로 샀다고 보긴 어렵다”라며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들이 가격 부담 낮은 아파트를 찾으며 집값이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위 20% 아파트마저 5억원을 넘어서면서, 무주택 서민은 내 집 마련이 더 멀어졌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제공하는 디딤돌대출 이용이 어려워지면서다. 디딤돌대출은 전용 85㎡ 이하 주택을 구입하려는 무주택자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주택 대출 상품이다. 연 최저 1.5%의 금리로 이자 부담이 낮은 편이다. 
 
다만 이 대출을 받으려면 사려는 집의 가격이 5억원 이하여야 한다.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이 5억원을 넘긴 시점에서, 디딤돌대출이 가능한 주택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1분위 아파트 가격이 다시 5억원 아래로 떨어질 여지는 적어 보인다. 최근 서울 집값의 오름폭이 줄어들면서 하락전환의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아파트값 상승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전문가들의 관측대로 아파트 가격 상승이 이어진다면 지난해와 유사한 패닉바잉이 나타나 저가 아파트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1분위 집값이 다시 큰 폭으로 뛸 수 있다는 의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줄고 있지만 신고가는 계속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평균 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한다고 느낄수록 저렴한 가격대의 매물에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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