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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르노 이어 폭스바겐도 리콜…LG 폴란드 공장 문제가 뭐길래

조에 이어 e-UP·Citigo·E-Mii 리콜 배터리 생산

2021-03-25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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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르노 전기차 조에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장착한 폭스바겐 계열 전기차가 유럽에서 배터리 셀 문제에 따른 화재 우려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했다. 리콜 차량에 탑재됐던 배터리는 모두 LGES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LGES 측은 배터리 셀 결함이 아닌 모듈 조립 과정의 품질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한국과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LGES의 배터리의 연쇄 리콜 이슈가 터져 나온 가운데 제품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품질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럽연합(EU) 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폭스바겐 e-UP!, 스코다 Citigo, 세아트 E-Mii 차량 리콜 보고서. 출처/EU위원회 홈페이지
 
24일(현지시간) <뉴스토마토>가 유럽연합(EU)위원회와 독일연방교통국(KBA) 홈페이지에 올라온 문건을 확인한 결과 지난 1월7일 유럽에서 폭스바겐의 전기차 'e-UP!'과 폭스바겐 자회사인 스코다(Skoda)와 세아트(SEAT)의 전기차 'Citigo'와 'E-Mii' 차량 총 213대에 대한 리콜이 실시됐다. 유럽에서 지난해 4월 르노 조에 차량 112대 리콜 조치(22일자 본지 (단독)'LG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 조에 유럽서 리콜)가 이뤄진 데 이어 올해도 리콜이 발생한 것이다.
 
EU위원회와 KBA는 3종 차량 리콜 사유로 '배터리 셀' 문제를 공통으로 지적했다. 폭스바겐의 'e-UP'의 리콜 대수는 122대로, 리콜 사유는 '배터리 시스템 안에 절연 오작동으로 인한 단락 가능성'과 '하나의 배터리 안에 두 개의 셀 모듈 오작동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명시돼있다. 또 스코다의 Citigo는 64대를 리콜, 사유는 '손상된 배터리 셀의 단락 가능성', 세아트의 E-Mii는 가장 적은 27대로 '손상된 배터리 단전지의 전해질 누액으로 배터리 모듈 내 단락 가능성'이 적시됐다.
 
이는 앞서 EU위원회가 밝힌 르노 조에 차량의 리콜 사유와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해 EU는 조에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 결함에 따른 단락 가능성'과 '화재 위험이 높아질 경우 과열에 따른 전장 손상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 경우라면 배터리 셀 제조 결함이 아닌 모듈 조립 과정의 문제일 수도 있다. 
 

왼쪽부터 폭스바겐 e-UP!, 스코다 Citigo, 세아트 E-Mii 차량.
 
문제는 르노 조에를 비롯해 폭스바겐 계열 3종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모두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됐다는 점이다. 해당 차량에는 모두 LGES이 니켈 60%, 코발트와 망간 각각 20%를 사용해 만든 일명 ‘NCM 622’ 파우치 형태의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 NCM622 계열 배터리는 현대차(005380)의 코나EV와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EV에도 적용됐다.
 
LGES 관계자는 "해당 리콜의 경우 르노 건처럼 폴란드 공장의 모듈 조립 과정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외관에 긁힘이나 찍힘 등 손상이 간 제품이 발생해 선제적으로 조치를 한 것"면서 "배터리 셀 제조 과정의 품질 문제는 전혀 없지만 셀을 모아 만드는 모듈 제작 과정에서 품질 관리가 잘 안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공장은 LGES(당시 LG화학(051910))의 유럽 시장 진출이 본격화한 지난 2016년 증설에 들어간 후 2018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한때 폴란드 공장은 배터리 셀 제작 수율이 70%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개선 작업을 통해 현재는 수율을 90% 이상까지 높인 상태다. 수율은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로, 수율이 높을수록 불량품이 적다. LGES은 지난해 말까지 폴란드 공장에 약 4조원을 투자했고 오는 2022년까지 82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르노 조에. 사진/르노 홈페이지
 
그러나 셀 공정 수율 향상에도 모듈 조립 과정의 품질 관리가 잘 안될 경우 이번 사례와 같은 소규모 리콜이 계속 나올 우려도 남아있는 만큼 안전과 품질 이슈에 대한 기술적인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파우치셀이 각형 셀에 비해 팩 에너지 밀도는 유리하나 소프트 케이스의 한계로 셀, 모듈, 팩 작업시 물리적 손상으로 인한 리콜 우려가 있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면서 "셀투팩(CTP), 셀투카(CTC) 등 신기술로 각형 기반 팩 에너지 밀도도 높아져 물리적 손상에 강해 품질관리에 더 유리한 각형 선호가 나타난 건 폭스바겐의 이유 있는 선택으로, 사용 후 배터리까지 감안하면 완성차 업체는 외관 손상에 강한 금속 캔 케이스 각형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량품이 나간 문제를 빨리 파악하고 리스크 줄이기 위해 회수 조치한 것은 선제적으로 잘한 거라고도 볼 수 있지만 배터리 생산 전체 공정상 결함 바로 잡는 시스템 정교화 작업이 뒷받침돼야 할 것 같다"면서 "보다 근본적으로 각형 파우치형이든 원통형이든 불량 셀이 어쩔 수 없이 나오더라도 배터리 자체에서든 자동차 시스템에서든 화재 개연성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누가 먼저 개발하느냐에 따라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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