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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대학생 3165명, 등록금 반환 소송 준비

오는 24일 변론 기일…"'대출 3천만'·생활고 힘들다"

2021-03-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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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대학생 수천명이 등록금 반환 액수가 100만원은 돼야 한다고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찔금' 이뤄진 환불은 대출 문제와 생활고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국 대학 총학생회들과 청년 단체 등으로 이뤄진 2021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18일 서울 종로구 혜화 공공그라운드에서 '2021년 코로나 대학생 피해사례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2020 상반기 등록금 반환소송 변호인단은 지난해 1학기 등록금 반환 소송 현황을 보고했다. 현재 남아있는 총 원고는 사립대 학생과 국립대 학생 등을 합쳐 총 3165명으로 최초 3362명보다 줄어든 상태다. 세부적으로 보면 △26개 사립대 1차 소송 2744명 △8개 사립대 2차 소송 27명 △11개 국립대 및 서울대·인천대 등 2개 국립대학법인 394명이다.
 
사립대의 경우 청구 금액은 원고별 100만원, 국립대는 50만원이다. 변론 기일은 사립대 2차가 오는 24일, 1차가 5월5일이며 국립대 역시 한두달쯤 후 잡힐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립대들은 원격 수업에 고의·과실이 없고 인건 등 고정 경상비는 여전히 나갔으며 방역 비용 등을 추가 지출해 부당이득한 금원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역시 피고인 대한민국 역시 등록금은 사학의 자유라는 취지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 박현서 변호사는 "학교는 1학기 예산을 다 썼다고 한다"면서 "변론 기일 앞두고 공문서 제출명령 신청 통해 학교로부터 자료 제출받는 과정이 앞으로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 필요한 것은 2019년도 및 2020년도 교비회계 예결산"이라면서 "2020년 1학기 원래 책정된 실험실습비, 현장 실습 지원비, 교비 지원비 그런 것들이 실제 전혀 집행되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1학기 절대평가로 진행된 수업이 많아 상당히 줄어든 성적장학금을 코로나 장학금으로 지급한 점을 살펴봐야 한다"며 "교육부가 지급한 추경 예산 자료로 제출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설사 학교 주장대로 1학기에 예산을 다 썼다고 한들 전혀 반환하지 않아도 되는지 (따져볼 것)"이라면서 "예산을 학생 위해 사용한 것인지에 대해 사립대 법인이 입증하도록 입증 책임을 전환하는 프레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등록금 반환이 미미한 수준이고, 올해는 그마저도 없어 학비 부담과 생활고가 무거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화여대 재학생 권연수씨는 "대출 금액이 3000만원 가까이 쌓여 휴학을 결정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다"며 "4남매가 모두 학자금·생활비 대출받지만 소득분위가 높아 다자녀 장학금을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은 매번 저희 4남매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달고 살고, 저도 한 학기 430만원을 내야 하는 대학에 입학한 게 죄송해진다"며 "올해 등록금 반환 논의가 모든 대학생과 청년이 빚을 떠안고 20대를 시작하는 사회를 벗어나는 과정"고 주장했다.
 
건국대 다니는 B씨 역시 "형편 좋지 않은 가정서 태어나 5년 동안 알바와 학업을 병행하다 코로나로 인해 상황은 더 나빠졌다"며 "교수들은 비대면 전환으로 인해 떨어지는 수업 질을 보완하고자 방대한 양의 과제를 내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달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야 하기에 대면수업보다 훨씬 부족한 학점을 받아야 했다"면서 "코로나로 학교 시설 이용이 어렵고 5평짜리 원룸에서 공부할수도 없었다"며 "늘어난 카페 비용 부담으로 식비 줄이고 생활비 대출까지 받았다"고 토로했다.
 
2021 등록금반환운동본부가 18일 서울 종로구 혜화 공공그라운드에서 대학생이 겪고 있는 부담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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