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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쿠팡 상장에 몸값 오른 이베이 VS 조급해진 요기요

이베이코리아 최대 5조원대 인수가에도 업체들 '군침'

2021-03-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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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쿠팡 미국 증시 상장 소식에 국내 이커머스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끄는 매물은 이베이코리아로,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참전해 본입찰까지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요기요의 경우 그간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빠진 카카오가 발을 담글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배달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주차장에 쿠팡 트럭들이 주차되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16일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엔 SK텔레콤,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MBK파트너스 등 7~8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시장 순위 3위 업체로, 지난해 20조원 규모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지난 1월 미국 이베이 측에서 한국 사업 매각을 공식화했을 당시만 해도 분위기는 미지근했으나 쿠팡 상장을 전후로 희망 매각가가 최대 5조원까지 뛰었다.
 
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쏘아올린 상장 열기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베이”라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가한 업체들 모두 인수의지가 절실해 인수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20조원대 거래액을 자랑하는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가면 단숨에 외형경쟁에서 같은 레벨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후보자 중 누가 유력한지는 가늠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누가 이베이를 인수하든 단숨에 온라인쇼핑 빅3(거래액 기준)로 올라서기 때문에 기업마다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네이버와 혈맹 관계를 구축한 신세계는 이베이를 품에 안게 되면 통합몰 SSG닷컴 내 신선식품 등의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대규모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를 바탕 삼아 오픈마켓 외형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를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도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가 강하다. 11번가는 2008년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현재 후발주자인 쿠팡에도 밀려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말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는데, 11번가를 인수하게 되면 향후 아마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이식하는 등 협업을 확대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베이와 요기요 CI.
 
이베이코리아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카카오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인수 희망가(5조원) 대비 기대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발을 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카카오의 다음 행보다. 일단 카카오 입장에선 경쟁사인 네이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카카오의 이베이 인수 포기 이유가 네이버의 가격비교 검색 관련 수수료만 늘리는 꼴이 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최근 네이버는 신세계와 손잡으며 커머스 관련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도 어떤 식으로든 대응에 나설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는 소식이 나오자 마자 카카오는 곧장 요기요 인수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배달 시스템은 아웃소싱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배달에 강점이 있는 요기요를 인수시 시너지가 날 수 있다. 아직까지 요기요 인수전은 이베이 대비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배달앱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배달앱 2위 업체인 요기요는 푸드딜리버리 시장에서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국내 배달앱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5000억원에서 2019년 7조원, 지난해 11조원으로 5년새 10배 이상 늘었다. 이용자수도 2500만~3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요기요 매각가는 최대 2조원 규모이며, 인수후보군은 카카오 외에도 신세계, GS리테일 등 유통업체, 기존 배달앱 운영경험이 있는 쿠팡과 우버 등이 거론된다. 일부 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와 쿠팡의 경우 배달의민족을 보유 중인 매각 주체 딜리버리히어로(DH) 입장에선 추후 위협이 될 수 있어 꺼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반 쿠팡 연합군으로 신세계와 손을 잡았는데 이를 견제하는 카카오로선 이커머스 사업 성장 시너지를 낼 만한 사업 파트너로 요기요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관심이 쏠려 있어 요기요 매각 시일이 6개월내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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