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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IB토마토]비에이치아이, 적자 벗어나도 재무 상태 불안은 여전

개선됐어도 300% 넘는 부채비율

2021-03-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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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1년 03월 18일 6: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2년 만에 적자구조를 탈출한 비에이치아이(083650)가 재무 상태는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실적을 통해 부채비율은 개선됐지만 아직도 300%를 넘어서고 차입금의존도와 유동비율도 위험 수준을 가리킨다. 그동안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등을 통해 자본 확충을 하지 않았던 사례로 볼 때 실적 성장이 재무관리의 핵심 키가 될 전망이지만 수주산업의 특성상 불확실성에 변수가 많아 수주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에이치아이의 지난해 연결 기준(잠정) 매출은 2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3억원, 당기순이익은 4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수주 증가 영향에 따라 성장했으며 수익성은 고정비와 원가절감 노력으로 인해 호전됐다.
 
 
   
실적 개선은 부담요인이었던 부채비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비에이치아이의 부채비율(연결)은 2017년 278.4%, 2018년 335.1%, 2019년 429.9%를 기록하며 재무부담을 가중시켰다.
 
하지만 지난해 부채가 전년에 비해 1.4% 줄었고 같은 기간 흑자전환 영향으로 자본총계가 41%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은 300.8%로 2019년보다 129.1%p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소폭 개선됐다. 비에이치아이는 과거 공장 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많은 차입금이 발생했으며 그 규모가 매출액에 대비해서 많은 상황이다. 차입금의존도는 2016년 48.6%, 2017년 48.4%, 2018년 48.5%, 2019년 47.4%로 50%에 육박했으나 지난해 44.7%로 전년 대비 2.7%p 떨어졌다.
 
그럼에도 부채와 차입 부담은 높은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통상적으로 200% 이하를,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우량하다고 본다.
 
특히 차입금의존도가 높으면 이자 등 금융비용이 늘어나고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준다. 이는 재무구조 개선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비에이치아이의 금융비용은 1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8% 늘었으며 이 영향으로 같은 기간 영업외 손실은 68억원을 기록, 114.6% 늘었다.
 
회사의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유동비율은 60.8%로 전년 대비 0.6%p 개선됐지만 유동성 위험 판단 기준인 100%에 미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비에이치아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차입금 규모를 단기간 줄이기는 힘든 상황으로 차입금의존도가 특별히 더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라며 “유동비율의 경우 100%를 넘지 못하지만 현재 단기차입금 연장이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비에이치아이는 지난 2005년 상장 후 단 한 번도 유상증자 등 외부자금조달을 한 경험이 없는 만큼 재무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에도 자금조달을 통한 자본 확충보다는 영업 성과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보통주 1292만주를 발행한 무상증자 외에 자본금 변동 내역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실적 성장세를 올해에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차입금 규모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금융비용을 제외하고도 이익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영업실적에서 성과가 나야 한다. 지난해 전년보다 늘어난 금융비용에도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을 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한 것은 매출증가와 비용절감 효과로 11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기 때문이었다.
 
LNG 수요 증가로 인해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다. 하지만 대내외환경이 불확실성이 높아 실제 수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내에는 지난해 발표된 9차 전력수급계획에 LNG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국제유가가 상승국면으로 돌아서면서 해외에서 LNG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실제 올해 1월15일 비에이치아이는 두산중공업(034020)과 232억원 규모의 LNG 복합화력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2월에는 지멘스 에너지와 355억의 LNG 복합화력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맺는 등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수요 증가가 수주로 이어져야 하는 만큼 낙관적으로 보기만은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말 비에이치아이의 수주잔고는 4701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10% 증가했으나 4분기 별다른 수주를 하지 못하며 수주잔고는 4000억원 초반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보다 올해 분위기가 좋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수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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