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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테슬라 따라 폭스바겐도 '배터리 내재화'…K배터리 생존 전략은

각형 배터리 80% 적용…노스볼트와 CATL 수혜

2021-03-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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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이 전기차 강자 테슬라에 이어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했다. 오는 2023년부터 스웨덴 노스볼트와 중국 CATL의 주력 제품인 각형 배터리를 탑재해 이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중국과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해 테슬라를 압도하려는 전략으로, 그간 폭스바겐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해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 양사에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자료/폭스바겐그룹
 
폭스바겐은 15일(현지시간) '파워데이' 행사를 열고 오는 2023년부터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 비용과 성능을 높인 '각형 단일 단전지(unified prismatic cell)'를 출시하고, 2030년까지 사용 비율은 80%까지 늘린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유럽에 배터리 공장 6개를 구축해 연간 총 2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생산능력(캐파)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의 내재화 선언의 핵심은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생산 원가를 낮추고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저가형 모델(Entry)에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사용하고, 보급형 모델((Volume)에는 하이 망간 배터리, 고급형 모델(Premium)에는 리튬이온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한다. 
 
토마스 슈몰 폭스바겐 이사는 “각형 셀 디자인 적용시 배터리 제조 비용을 보급형 차종에서 최대 50%, 대표 차종에서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폭스바겐 파워데이 유튜브 캡처
 
이같은 전략은 테슬라가 지난해 '배터리 데이' 행사에 밝힌 전략과 거의 흡사하다. 당시 테슬라는 지름 46㎜, 길이 80㎜의 일명 '4680 원통형 배터리' 진행 계획과 2022년까지 100GWh 배터리 생산 계획, 코발트 함량을 줄이고 니켈 함량을 높여 가격을 낮추고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높인 하이 니켈 배터리 탑재 계획을 밝혔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의 전통 강자 폭스바겐이 테슬라의 전략을 벤치마킹을 하면서 소위 빠른 추종자(패스트 팔로워)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이같은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관전 포인트는 조만간 도요타가 어떤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사실상 배터리 전기차의 흐름은 완전히 굳어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료/폭스바겐
 
폭스바겐의 전체 전기차종 물량 80%를 각형 배터리로 적용함에 따라 스웨덴 노스볼트와 중국 CATL사와의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이 자체 투자중인 노스볼트는 중대형 각형과 소형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현재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와 오는 2023년 양산을 목표로 독일에 연간 16GWh 규모의 합작 공장을 세우는 중이다. 중국 CATL은 LFP와 NCM 배터리를 동시에 보유한 기업으로, NCM 배터리에서 CATL이 개발한 '셀투팩' 기술 적용하면 배터리의 무게와 부피가 줄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중국 내수용 테슬라 모델3에는 CATL이 개발한 셀투팩 기반 LFP 각형 배터리가 탑재돼있다. 이에 두 회사가 폭스바겐의 합작자의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반면 기존에 폭스바겐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공급하던 LGES과 SK이노의 경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LGES과 SK이노 양사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경우 폭스바겐의 장기 계획에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 배터리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면서 배터리 공급에 차질이 예상되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처인 중국과 유럽 배터리 업체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폭스바겐이 각형 외 나머지 20% 물량에 대해서 원통형과 파우치형 사용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기존 공급량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를 보유한 삼성SDI(006400)는 폭스바겐과의 합작 가능성이 열려있다. 폭스바겐이 미국 퀀텀스케이프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동개발 중인 가운데 삼성SDI도 오는 2027년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 중이다. 다만 일본의 파나소닉과 중국 BYD 업체도 각형 배터리를 보유하고 있어 합작 공장 설립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박철완 교수는 "LGES와 SK이노 양사는 고정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각형 배터리 생산을 할 건지 말 건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함께 배터리 생산 로드맵을 전면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삼성SDI는 폭스바겐과의 향상된 합자 공장 설립에 도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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